스틱! 으로 유명한 칩 히스, 댄 히스 형제의 신작입니다. 저자들이 말하는 ‘결정적 순간’이란 “오래 기억되고 깊은 의미를 지닌 짧은 경험” 입니다.


돌이켜보면, 어떤 기억들은 우리의 뇌리에 오래도록 남습니다. 반면, 어떤 기억들은 그 기억을 잊었다는 사실 조차 잊을 정도로 사라져버립니다.


대체, 무엇이 그 차이를 만드는 것일까요. 그 차이를 알게 되면 우리는 일상 속에서 오래 기억되고 의미 있는 경험을 만들 수 있게 될까요.


일단, 저자들은 ‘결정적 순간’에는 4가지 요소가 있다고 합니다:

  1. 고양 - 감정이 고조된다
  2. 통찰 - 불현듯 진실을 깨닫게 된다
  3. 긍지 - 긍지를 갖게 된다
  4. 교감 - 연결된 느낌을 받는다

위 네 요소를 모두 만족시키는 그야말로 결정적 순간을 인위적으로 의도적으로 만드는 것이 과연 가능할까요. 사실 많은 기업과 전문가들은 그런 ‘고객 경험’(user experience)를 설계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쉬운 일이 아니지만,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는 얘기입니다.


“열광적인 팬을 만들고 싶다면 탁월하고 뛰어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며, 거기에는 절정이 필요하다. 그리고 절정은 저절로 생겨나지 않는다. 그것은 만들어진다.” (76쪽)


저는 이 책을 통해 업무에서 일상에서 참고할 만한 몇 개의 팁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 [절정-대미 법칙] 우리는 경험을 평가할 때 대개 2개의 순간 - 절정(최고 또는 최악)과 마지막 - 기준점으로 삼는 듯 보인다.
  • 고객을 만족시키고 싶다면 굳이 세세한 부분까지 집착할 필요가 없다. 몇몇 환상적인 순간들을 만들어 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
  • 은행들이 고객의 충성심을 얻기 위해서는 앞다투어 경쟁하면서도 고객의 삶에 있어 중요한 순간에는 아무 관심이 없어 보인다.
  • 어떤 분야에서든 만족도가 가장 높은 고객들이 더 많은 돈을 소비하는 경향이 있다.
  • 통찰이 행동으로 이어지기보다 행동이 통찰로 이어지는 경우가 더 많다.
  • 위험은 위험이다. 자기 확장이 보장해주는 것은 성공이 아니다. 그것이 당신에게 주는 것은 배움이다. 자기통찰이다.
  • [레벨업 전략] 목적지에 이르는 길 중간에 특별히 기념할 만한 이정표를 세워라.
  • [이정표 효과] 우리는 모두 이정표를 사랑한다. 이정표는 우리가 결승점에 도달하게 한다.
  • 반응성과 솔직함이 결합하면 친밀감이 빠른 속도로 발전한다.

이런 반론(혹은 딴지)도 가능할 것 같습니다. ‘왜 굳이 결정적 순간을 만들어야 하는가?’ 저자들은 이렇게 답합니다. “결정적 순간은 그 자체로 목적이다. 일터에서, 당신이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을 위해 그리고 당신 자신을 위해 아무런 부차적 영향도 없이 기억에 남는 순간과 의미 있는 경험을 창조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목표다.” (283)

‘끝 경험’이 중요합니다.


광고성 문자 무료 수신 거부. 모든 광고성 문자 하단에 무료 수신 거부 080 전화번호가 적혀 있죠. 없으면 그건 스팸이니 차단해야 하고요.


저는 어지간하면 광고성 문자 역시 키워드 파악 목적으로 수신하려고 합니다만, 타겟이 너무 빗나갔다 싶은 경우에는 수신 거부를 합니다.


전화를 걸 때는 이런 기대를 합니다. ‘내 발신번호를 자동으로 인식해서 바로 수신 거부를 해주겠지.’


절대 그럴리가 없죠. 크게 2가지 경우를 경험했습니다.


1. 수신을 거부하려면 1번, 전화를 마치려면 2번을 누르세요.

2. 수신 거부할 전화번호 입력하신 후, 우물 정자를 눌러주세요.


이 080 전화번호를 잘못 누르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 같아요. 일단 이 번호를 눌렀으면 무조건 수신 거부를 하고 싶은 사람이고, 최대한 빨리 그 과업을 달성하고 싶을 겁니다.


그런데도 굳이 한 단계를 더 집어 넣은 이유를 추측은 합니다. 개발 단계가 간단해진다는 내부적 이유도 있을 것이고, 고객에게 한 번 더 생각할 기회를 주고 싶은 것일 수도 있겠고요.


오늘 수신 거부 전화를 걸었던 곳은 위 2.항처럼 제 전화번호를 입력하라고 한 뒤, 그 전화번호를 하나하나 다시 읊어주면서 이 번호가 맞냐고 묻고, 그런 다음 “수신 거부 하려면 1번…”으로 넘어가더군요.


사소하게 넘길 수 있는 부분이긴 한데, ‘참 징하다’ 싶었습니다. 다시 보게 되더군요. ‘어느 회사야, 이거.…’ 고객만족을 최우선으로 하겠다는 회사였습니다.


반면, 최근 좋았던 끝 경험은 어느 메일링 서비스의 ‘구독 해지’(unsubscribe) 버튼이었습니다. 버튼을 누르자 마자 새 창이 뜨면서 바로 “구독 해지가 완료되었습니다.” 메시지를 보여주고, 그 아래에 시간이 괜찮다면 구독 해지의 이유를 알려달라는 작은 survey를 넣어놨더군요.


칩 히스, 댄 히스가 쓴 『순간의 힘』에 “사람들은 주로 절정(peak)과 대미(end)에 대한 기억을 오래 가져간다”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고객 경험 설계(customer/user experience design) 차원에서 참고할 만한 이야기 입니다.


언젠가 다시 만나게 될 테니까요. 그래서 ‘끝 경험’은 역시 중요합니다.

샤오미의 공동창업자 리완창이 썼다.



사용자 관계에 대한 샤오미의 이념은 ‘사용자와 친구가 된다’는 것이다.

사용자와 친구가 된다는 것은 이제 단순히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참여감’을 구매하는 시대가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샤오미를 그저 ‘가성비’ 쩌는 “대륙의 실수”쯤으로 여겼던 나는 이 책을 읽고 크게 한 방 얻어 맞은 느낌이었다. 아래 옮긴 역자 후기 중 일부가 꼭 나의 감상과 같다: 


역자에게는 이 책이 적잖은 충격이었다. 입소문 마케팅에 관한 이야기를 처음 접해서라거나 그 사례가 새삼스러워서가 아니다. 모바일 인터넷이 만들어낸 새로운 환경이, 시장이, 브랜드가, 소비자가, 마케팅이 어떻게 변모했는가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다름 아닌 중국 기업에 관한 책에서 보게 될 거라고 상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샤오미는 시작부터 좀 달랐다. 


스스로를 단순 하드웨어 제조사가 아닌 ‘인터넷 기업’으로 정의한다. ‘인터넷 기업’의 핵심은 ‘인터넷 씽킹’(Internet Thinking)에 있다. “‘집중’해야만 ‘속도’를 높일 수 있고 ‘극치’에 다다를 수 있으며, ‘극치’에 다다라야만 좋은 ‘입소문’을 얻을 수 있다.”가 바로 그것이다.


‘입소문’을 얻는 일이 중요한 이유는? 바야흐로 모바일 인터넷 시대, 소셜 마케팅의 시대이기 때문이다. 이 시대의 특징은 ‘연결’이 모든 것이다.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이제 후기를 남기지 못하게 하는 제품/서비스, 새로운 네트워크를 형성해주지 못하는 제품/서비스는 의미가 없다.


이런 맥락에서 샤오미라는 기업이 제품을 기획하는 방식(기획 단계부터 고객의 참여를 고려하고 의견을 반영), 소셜 미디어를 활용하는 방식(샤오미라는 기업이 곧 미디어 그 자체이고 ‘광고’가 아닌 ‘컨텐츠’를 관리), 팬덤을 형성하고 그들과 함께 ‘거의 날 것’의 이슈들을 만들어가는 방식(매우 시의적절하고 유머러스한 커뮤니케이션)은 실로 놀랍기까지 하다.


2015년에 번역, 출간되었을 당시에 이 책을 읽었다면, 어쩌면 내 인생이 달라졌을지도 모르겠다.


참여감 - 10점
리완창 지음, 박주은 옮김/와이즈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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