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월요일부터 ‘매일 운동’을 목표로 점심 운동을 하고 있다. 점심식사를 해야 할 점심시간에 굳이 운동을 하는 이유는 하루 중 이때가 유일하게 운동을 할 수 있는 짬이 나기 때문이다. 물론, 이 목표는 달성하지 못했다. 아래 기록에서 보다시피 매일은 못 갔다. 

그런데도 전혀 실패했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기분이 좋고, 앞으로도 계속 운동을 이어갈 수 있을 것 같은 마음이 더 크다. 왜? 이 글에서는 그 이유를 깊이 파보고 싶다. 좋은 습관 형성을 위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는 마음으로.

지난 주는 주중 3회, 주말 1회 운동을 했다.

1. 새로운 도전에 그다지 큰 의미 부여를 하지 않는다.

오늘 점심에 있었던 일이다. 운동 가려고 짐을 챙기는 나에게 동료들이 이렇게 이야기했다: “와, 이번에 아주 대단한 결심을 했군요!” (그런가?) 실은 대단한 결심을 하지 않았다. 큰 계기도 없었다. 오히려 대단한 결심이 없었기에 매일, 무언가를 하는데 전혀 거리낌이 없는 상황이랄까.

조금 더 부연 설명을 해보자. 

어떤 목표가 너무 크고 중요한 것이라면, 그것을 실행하기 전에 긴장이 되지 않는가. 하루라도 지키지 못하면 패배자가 될 것처럼 겁이 나지 않는가. 나 자신과 한 약속이 중요하지 않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그렇게 큰 중압감을 느낄 필요까지는 없다는 이야기이다. 

차라리 마치 처음부터 이렇게 해왔다는 듯이 대수롭지 않게 여겨보면 어떨까. 오늘 운동을 했다고 스스로를 칭찬하지 말고, 오늘 운동을 못 했다고 자책하지 말고. 마치 모든 사람들이 이렇게 살고 있는 것처럼. 그냥 해보는 것이다. 큰 의미부여 없이, 그냥.

기존에 없던 습관을 새로 만드려면 두 개의 길이 있는 것 같다: 자신의 삶을 송두리째 바꿀 만큼 충격적인 사건을 겪거나 (그런 사건이 우리가 살면서 몇 번이나 겪게 될까), 아니면 기존의 관행을 거의 건드리지 않는 선에서 우리의 뇌가 미처 알아차리지 못하도록 “숨쉬듯 가볍게” 하거나. 나는 당연히 후자의 길이 더 쉽다고 생각한다.

2. 처음부터 힘을 빼지 않는다. 그리고 그 ‘처음’은 생각보다 긴 기간일 수도 있다.

막상 운동을 하러 가서도 결코 무리하지 않는다. 직전에 조금 오버했다가 허벅지가 작살이 나는 바람에 앉을 때마다 일어설 때마다 헙 헙 하는 소리가 날 정도로 힘들었다. 반성했다. 아직 몸 상태가 그 정도로 올라오지 않았는데, 마음이 앞선 것이다. 무리하지 않고 산책하듯 가볍게 한다. 그렇게 조금씩 하다가 이 정도가 충분하다 싶으면 강도를 +1씩 높여야 한다. 어차피 매일 할 것이니 급할 게 없다는 마음으로.

나의 경우, 지금까지 운동 자체를 완벽하게 하고 싶어서 알게 모르게 큰 부담을 가졌다. 책도 많이 봤고, 영상도 많이 봤다. 운동을 할 때도 항상 많은 신경을 썼고, 내가 잘 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과정이 (불필요하게) 많았다. 한 마디로 의심이 많았다. 물론 항상 의심은 해야 한다. 잘못된 자세로 용을 쓰다 제대로 된 운동 효과는 커녕 몸이 다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그것도 어느 정도까지이다.

또한, 운동을 할 때도 너무 많은 기력을 쏟았다. 점심에 짬을 내어 하는 것인데도 무리를 했다. ‘대충 할 바에는 아예 하지 말자’는 완벽주의 성향이 쓸데없이 발현되었다. 그 결과: 금방 지치거나, 하기 싫은 마음이 생기거나, 했다. 결국 운동을 멈추고 꽤 오랜 기간을 쉬게 되었다.

초반 페이스를 서서히 올리라고 한다. 충분히 걷게 되었을 때, 슬슬 뛰어야 한다. 그리고 충분히 뛰게 되었을 때, 웨이트트레이닝을 한다. 처음부터 힘을 빼지 말라는 말은 누구나 하는 말이고 누구나 들어본 말이다. 그렇지만 그 처음이 생각보다 길 수도 있다는 얘기를 하고 싶다.

3. 함께 하는 동료를 만들고, 매일의 운동을 어떤 형태로든 기록을 한다.

함께 하는 동료가 있으니 확실히 힘이 된다. 그렇다고 운동을 같이 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매일 알람처럼 서로에게 점심에 운동을 하느냐고 묻는 메시지를 주고 받는다. 타이밍이 맞으면 각자 운동을 마치고 근처 식당에서 같이 빠르게 점심식사를 하기도 한다. 물론 운동 얘기는 별로 하지 않는다.

주변 사람들에게 자신의 목표를 알리고 공표하는 것이 목표 달성에 도움이 된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함께 하는 동료를 만드는 것 역시 습관을 강제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들 한다. 정말 그렇다. 그런데 너무 그 동료에게 큰 의존을 해서는 안 된다. 그랬다가는 그 동료가 갑자기 운동을 관뒀을 때 나 역시 지속하기 어렵게 될 수도 있다. 나는 지금 정도의 거리감도 좋은 것 같다.

매일의 운동을 인스타그램에 기록하고 있다. 운동 영상을 찍는 사람도 있고, WOD를 상세히 기록하는 사람도 있지만, 나는 달력에 표시를 하는 정도만 찍어서 올린다. 운동을 한 날에는 녹색, 운동을 하지 않은 날에는 적색. 그 정도로만 한다. 그 이상의 상세한 기록은 나에게 무리고 또 하나의 부담으로 느껴진다. 언젠가 상세히 기록할 수 있는 날이 올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다.


고작 지난 주 월요일부터 오늘까지 실행을 한 것을 가지고 이런 글을 쓴 것이다. 내일 점심에도 아마 운동을 갈 수 있을 것 같고, 그러면 2주 연속 주 3회 운동을 하게 된다. 지금은 운동을 했다/안 했다만 중요한 단계이다. 이 단계를 충분히 지나고 나면 어떤 운동을 어느 만큼 했느냐가 중요하게 될 것이다. 그 단계까지 넘어갈 수 있도록 하는 게 현재의 목표이다.

보너스: 습관을 바꾸고 싶을 때 읽으면 좋은 ⟪습관의 힘⟫(찰스 두히그, 2013)

참고로, 예전에 읽었던 ⟪습관의 힘⟫(찰스 두히그, 2013)에서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의 ‘습관’은 [신호 ➞ 반복 행동 ➞ 보상]의 고리로 만들어져 있다. 그러므로 습관을 바꾸려면 우선 ① ‘반복 행동’을 찾고 ② 다양한 ‘보상’으로 실험해보고(그래서 내가 가진 ‘열망’을 알아내고) ③ ‘반복 행동’을 유발하는 ‘신호’를 찾고 ④ “동일한 신호와 보상 하에서 새로운 반복 행동”을 유발하는 계획을 세워야 한다(습관 변화의 황금률). 이 방법은 주로 나쁜 습관을 없애고 싶을 때 사용한다. (※ 이 습관 변화 4단계 원칙을 실제 적용하여 실천한 사례를 찾았다: https://link.medium.com/dAiUDOk4eS)

새로운 습관을 만들고 싶을 때에 쓸 수 있는 방법으로는 ‘샌드위치 전략’을 소개한다. ‘익숙한 것’ 사이에 ‘새 것’을 끼어넣어 친숙하게 만드는 것이다. 기업들의 판매 전략으로 소개 되었지만, 개인이 새로운 습관을 만들고 싶을 때 충분히 사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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