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4월과 5월, 약 8주 간의 주말을 대한적십자사 대구지사의 수상인명구조요원 교육으로 보냈다. 수영강사로 일해보고 싶다는 내 엉뚱한 꿈을 이루기 위해 도전했다.

대한적십자사는 전국의 각 지사마다 특징이 있다는데, 예를 들면 서울지사는 필기 숙제가 많달지, 대구지사는 달리기 훈련이 버겁달지 하는 등이다. 내가 대구지사에서 교육을 받은 것은 순전히 고향이 대구이기 때문이고, 그 핑계로 주말마다 부모님 얼굴을 보기 위해서였다.

아래의 기록은 싸이월드 미니홈피에 틈틈이 적어뒀던 글을 모은 것이다. (2012. 7. 28.)


4일째

이 날은 다이빙풀을 처음 경험했다. 25M*25M 넓이에 절반은 수심 3M, 나머지 절반은 5M이다. 수온은 보통 수영장보다 기껏해야 1~2도 낮을텐데, 체감온도는 그보다 많이 떨어진다.

어느 정도 헤엄을 칠 수 있는 사람이라면 수심은 큰 문제가 아니다. 3일차까지 죽어라고 입영 연습을 했으니 크게 힘들지 않았다. 다만, 저체온증은 누구라도 피하기 힘들다. 그래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수면에서 다리로 들어가는 다이빙, 머리로 들어가는 다이빙, 영법으로 빠르게 나아가다가 머리로 들어가는 다이빙을 배웠다. 익수자에게 물 밑으로 접근하거나 물 바닦에 도달할 때 사용된다. 수압 때문에 귀가 좀 아팠지만, 이내 적응이 됐다.

다음으로 익수자를 발견했을 때, 물에 뛰어드는 방법을 배웠다. 다리 벌려 들어가기, 다리 모아 들어가기, 다리 굽혀 들어가기, 조심 들어가기, 머리 먼저 들어가기가 있는데 수심이나 물의 투명도, 낙하거리 등 경우에 따라 나뉘어 사용된다.

그리고 이 날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영구조를 배웠다.

먼저 한 손목 끌기. 의식을 잃은 익수자에게 접근하여 손목을 잡고 물 밖으로 끌어내는 것이다. 다음은 가슴잡이. 한 손목 끌기랑 비슷하게 시작하지만 몸으로 끌어당겨서 가슴을 둘러잡는 게 특징이다.

손목 끌기, 가슴잡이 둘 다 횡영을 사용하는데 특히 가슴잡이의 경우에는 구조자의 골반 위에 익수자를 올려서 이동해야 하기 때문에 앞으로 나아가기 및 호흡이 상당히 버거웠다. 골반에 쉽게 올려지지도 않는다.

마지막으로 겨드랑이 끌기. 의식 없는 익수자의 후방으로 접근하여 겨드랑이에 손을 넣고 물 밖으로 끌고 나오는 방법이다. 이론은 간단하다. 익수자의 뒤로 가서 몸을 밀착한 다음에 돌려서 끌고 나오면 된다. 그러나 생각만큼 몸이 움직여주질 않는다.

몇 가지 팁이 있는데, 일단 고개를 아래로 하고 해파리 자세로 떠 있을 익수자의 골반을 살포시 앞으로 밀며 익수자의 몸을 수직으로 세운 다음에 허리에서부터 겨드랑이로 두 손을 올려 팔꿈치로 지탱하는 것이다. 여전히 익수자의 몸을 돌리는 문제는 남아있다.

이건, 물 속에서 숨을 참으며 열심히 발을 차는 방법 뿐이다. 그러나 물에서는 뭍에서보다 더 마음대로 몸이 움직이지가 않는다. 게다가 연습 과정에서 자잘한 실수가 있으면 바로 강사가 강습생에게 달려들어 물을 먹인다. 이것도 생각보다 고통스럽다.

마지막으로 입영. 머리 빼놓고 서 있는 것도 곤욕인데 여기에 양 손까지 물 밖으로 빼야한다. 방법은 딱 한 가지 밖에 없다. 죽어라고 발을 차는 것이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죽어라고 발을 차면 찰수록 떠 있기는 힘들다. 차분히 한 발 한 발 로터리킥을 하는 게 더 낫다.

자격 검정은 양 손을 물 밖으로 내놓고 5분을 입영으로 버티는 것이다. 이 검정을 실패하면 바로 탈락이라고 한다. 그래서 매 시간마다 강도높은 입영 연습이 따라 붙는 것이다. 하다 보면 요령이 생기는 건 맞는데, 아무튼 체력소모가 상당하다.

교육을 마치며 숙제도 한아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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