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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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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소의 기분, 바다표범의 키스 (무라카미 하루키, 2012) ‘소설가’ 하루키는 자신이 쓰는 ‘에세이’는 “맥주 회사가 만드는 우롱차” 같은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소설을 쓰고 남은 자투리 생각, 소재를 모아 에세이를 쓴다고. 그러나 이왕 쓰는 만큼 최고의 에세이를 쓰고 싶다고. (호오, 좋은 자세로군요, 하루키군.)책 제목은 맨 처음 실린 글과 중간 어디쯤 실린 글의 제목을 합친 것인데, 그러니까 전혀 관계 없는 두 에세이의 제목을 붙여서 이 에세이집 책 제목을 만든 것이다. 너무 대충이잖아, 싶어서 원제를 찾아보니 «커다란 순무, 어려운 아보카도»이다. 역시 에세이 2개의 제목을 이어서 붙였다. 딱히 선정 이유가 있는 것일까. 편집자들이 모여 앉아서 가장 좋았던 에세이를 꼽아봤더니 이렇게 1위, 2위를 했다던가.그렇게 놓고 보니, 일본어로 된 원제는 순무와 아보..
하루키가 말하는 ‘오리지낼리티’의 조건 무라카미 하루키가 쓴 ⟪직업으로서의 소설가⟫를 읽었다. (하루키가 쓴 픽션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데, 그가 쓴 에세이는 매우 좋아한다.) 이 책의 주요 독자는 글을 써보고 싶은 사람들일테고, 나 역시 그 중 하나에 속하는데, 하루키가 그들을 위해서 아래와 같은 대목을 쓴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오리지낼리티는 그것이 실제로 살아 움직일 때는 좀체 형체를 알아보기 힘든 것입니다. 특정한 표현자를 '오리지널'이라고 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다음과 같은 조건이 채워져야 합니다. 1. 다른 표현자와는 명백히 다른 독자적인 스타일(사운드든 문체든 형식form이든 색채든)을 갖고 있다. 잠깐 보면(들으면) 그 사람의 표현이라고 (대체적으로) 순식간에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2. 그 스타일을 스스로의 힘으로 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