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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8.10.31 편지가 전하는 힘 — ⟨연의 편지⟩ (조현아) @ 네이버 웹툰

‘수작’이라는 평가가 아깝지 않다. 더도 덜도 말고 딱 10부작. 이 안에 흥미롭고 신비로우며 따뜻한 이야기를 차분히 쌓아올렸다. 빼어난 작화는 한 편의 아름다운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한 착각마저 불러일으킨다.

이 작품 속 편지는 탐색의 대상이요, 우정과 사랑의 매개체다. ‘연’이 남긴 편지가 ‘수리’를 ‘동순’에게 이끌고, 이 둘은 함께 ‘연’의 편지를 찾으며 우정을 쌓는다. 그리고, 자신들의 친구 ‘연’에게 닿고자 그가 남긴 다른 편지를 찾는다.

하지만 정작 이 작품 속 나의 마음을 울렸던 편지는 또 다른 누군가가 ‘수리’에게 보낸 것이었다. 너는 잊은 줄 알았건만…, 잊지 않고 자신의 마음을 전한 그 편지였다. 그 덕에 ‘수리’는 스스로 만든 생각의 성에 갇히지 않을 수 있었다.

편지의 힘이다. 마음이, 마음을 담은 메시지가 실물로 남는다. 마음은 변하고, 말은 사라져도, 편지는 남는다. 그때의 마음은, 그때의 말은, 진짜다. 편지를 받으면 진짜의 기운이 전해진다. 그게 힘이 된다.

편지는 발신자와 수신자 사이에 시차를 발생시킨다. 발신자는 차마 직접 전하지 못한, 그럼에도 꼭 하여야 하는 이야기를 전하고 싶을 때, 수신자의 반응을 마주할 용기가 없을 때, 수신자에게 자신의 마음이 닿기를 바라며, 수신자의 응답을 기다리며, 편지를 쓴다.

나는 요즘 틈만 나면 예쁜 엽서를 산다. 그리고 거기에 주로 어머니에게 그리고 아내에게 편지를 쓴다. 전화를 편하게 받으실 수 없는 어머니에게, 매일 만나기 때문에 전화를 하면 용건만 간단히 하게 되는 아내에게, 편지를 쓴다. 어머니에게 반가움의 기억을 일깨워드리려, 아내에게 바쁜 일상에 휴식을 주고자, 편지를 쓴다.

전화를 할까, 문자를 보낼까,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다 결국 펜을 들고 마는, 그 어렵고 복잡한 마음이 표현되어 있어서 반가웠다. 마음이 뒤숭숭한 어느 날, 마음을 터놓을 친구 하나가 소중한 누군가가, 너와 나밖에 모르던 아지트 같은 공간을 회상하며, 편안한 마음으로 보면 참 좋을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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