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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dern Fathering

진정한 자신이 되어 살아가기, ⟪평균의 종말⟫(토드 로즈, 2018)

by Peter 피터 2020. 1. 10.

토드 로즈의 《평균의 종말》(21세기북스, 2018)을 읽었다. ‘평균값’은 대상의 다차원적 특징을 설명할 수 없다. 예를 들어, 인간. “평균적인 인간이란 존재하지 않는다.”(30쪽) 그런데, 인간은 어쩌다 ‘평균의 지배’를 받게 되었을까. 평균은 어떻게 우리의 ‘이상’이 되었을까. 테일러리즘과 표준화, GPA로 줄 세우는 평가 방식이 ‘평균주의’를 강화해왔다. 저자는 이 평균주의를 대체할 ‘개개인성 원칙’(The principles of individuality)을 내세운다.

 

개개인성 원칙의 핵심은, 인간은 다차원적이고 각 차원 간에 연관성이 희박한 들쭉날쭉한 존재라는 것(①들쭉날쭉의 원칙, The jagedness principle), 인간의 행동은 지극히 맥락적이여서 인간 성격/기질/특성의 유형화는 큰 의미가 없다는 것(②맥락의 원칙, The context principle), 인간의 발달 경로에는 어느 하나의 지배적인 경로가 규범적으로 존재하지 아니하며, 모든 경로가 동등한 가치를 지님과 동시에 한 개인에게 맞는 경로란 그 개인의 개개인성에 따라 결정된다는 것(③경로의 원칙, The pathways principles).

 

직장에서 임직원의 개개인성을 장려하면 더 나은 성과를 거둘 수 있다. 학교에서는 획일화 된 경로를 제시하지 말고 ‘개인 맞춤형 교육’을 제공하면 학생들의 개개인성을 더욱 꽃피울 수 있다. 개인 맞춤형 교육이 좋다는 걸 모르지 않기에, 누구나 그런 교육을 제공 받을 수 없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아빠로서 아이들의 개개인성에 좀 더 관심을 기울여야겠다고 다짐해본다. ‘평균’으로 뭉뚱그려지지 않고 자신의 빠르기와 방향으로 자신만의 경로를 걸어가는 이들을 힘껏 응원하고 싶다.

이 책의 내용이 더욱 힘을 갖는 이유 중 하나는 저자 본인이 결어온 ‘경로’ 때문일 것이다. 인상적인 일화: 저자가 교육대학원 진학을 위해 GRE 시험을 준비할 때, [분석적 추론 영역]에서 점수가 잘 나오지 않아 고전했다. 저자가 문제를 푸는 방식 — GRE 지도 강사가 사용하는 방식 — 을 본 저자의 아버지는 “너는 작업 기억(working memory)이 별로 뛰어나지 않은데 굳이 작업 기억을 요구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풀 이유가 있을까? 너는 시각적 사고가 뛰어나니 시각적 사고에 의존하는 문제 풀이 방법을 활용하는 편이 좋을 것 같구나.”라는 조언을 했다. 문제 풀이 방법을 바꾼 저자는 분석적 추론 영역에서 고득점을 할 수 있었고, 원하는 대학원에 진학할 수 있었다고 한다. 우리는 보통 ‘시험 머리’는 타고난다고 하는데, 그 ‘시험’마저도 자신이 강점을 보일 수 있는 전략으로 공략한다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음을 보여준다.

 

토드 로즈, 평균의 종말

  • 우리의 독자성은 성공에 이르는 길에 놓인 짐이거나 장애물, 아니면 후회하게 될 한눈팔기쯤으로 전락해버렸다. (...) 우리는 개개인성을 인정받고 싶어 한다. 진정한 자신이 될 수 있는 사회에서 살고 싶어 한다. 인위적 기준에 순응할 필요 없이 자신의 고유한 본성에 따라 자기 방식대로 배우고 발전하고 기회를 추구할 수 있는 그런 사회를 바란다. (94)
  • 에르고딕 이론에 따르면 그룹 평균을 활용해 개개인에 대해 예측치를 이끌어낼 수 있는데 그러려면 먼저 다음의 2가지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첫 번째, 그룹의 모든 구성원이 동일할 것. 두 번째, 그룹의 모든 구성원이 미래에도 여전히 동일할 것. (101)
  • 평균의 시대를 특징짓는 2가지 가정은 무엇인가? 평균이 이상적인 것이며 개개인은 오류라는 케틀레의 신념과 한 가지 일에 탁월한 사람은 대다수의 일에서 탁월성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는 골턴의 신념이다. (107)
  • 평균주의의 주된 연구 방법은 종합 후 분석(aggregate, then analyze)이다. (...) 반면 개개인의 과학은 과학자들에게 분석 후 종합(analyze, then aggregate)을 유도한다. (109)
  • 인간의 중요한 특성은 거의 모두가 다차원으로 이뤄져 있으며 그 중에서도 재능이 특히 더 그렇다. 문제는 재능을 평가하려 할 때 흔히 평균에 의존하는 바람에 들쭉날쭉한 재능을 표준화된 시험상의 점수나 등급, 업무 실적 순위 같은 단 하나의 차원으로 전락시키는 경향이다. 하지만 이런 식의 일차원적 사고에 굴복하다간 결국엔 깊은 수렁으로 빠지고 만다. (128)
  • 과학자, 의사, 기업가, 교육가 들은 현재까지도 여전히 일차원적 개념의 IQ 점수에 의존해 지능을 평가한다. 하지만 그 개념을 인정한다 치더라도 음악 지능이나 예술 지능이나 운동 지능 등 지능은 그 종류가 다양하다. 물론 한 개인의 일종의 '전반적 지능', 즉 한 개인의 아주 여러 영역에 적용시킬 수 있는 그런 지능이 존재한다는 생각을 떨쳐내기는 힘들다. 실제로 우리는 어떤 사람이 다른 사람보다 똑똑하다는 얘기를 들으면 어떤 지적 업무를 맡기든 더 똑똑한 사람이 더 잘해낼 것이라고 넘겨짚기 마련이다. 하지만 (...) 신체 치수와 마찬가지로 WAIS(웩슬러 성인용 지능검사)를 통해 측정된 지능의 각 차원들 간에는 상호 연관성이 그리 강한 편이 아니다. 즉 지적 재능은 들쭉날쭉해서 IQ 점수 같은 일차원적 값으로는 평가하기나 판단하기가 불가능하다. (136)
  • 우리 자신의 잠재력을 충분히 깨닫고 우리의 장래성에 대한 자의적이고 평균 중심인 견해의 굴레에 속박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우리 자신의 들쭉날쭉성을 인정하는 것이 그 첫걸음이다. (147)
  • 맥락의 원칙에 따르면 개개인의 행동은 특정 상황과 따로 떼어서는 설명될 수도 예측될 수도 없으며 어떤 상황의 영향은 그 상황에 대한 개개인의 쳏머과 따로 떼어서는 규명될 수 없다. 다시 말해 행동은 특성이나 상황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이 둘 사이의 독자적 상호작용을 통해서 표출된다. (158)
  • 애들러는 직장을 맥락 중심에서 바라보는 시각에 착안해 그 자신의 표현처럼 "수행력 기반의 채용"이라는 새로운 직원 채용법을 개발했다. 그는 고용주들에게 그들이 바라는 사람에 대해 설명해달라고 요청하는 대신 수행되기를 바라는 직무에 대해 우선적으로 설명해달라고 했다. (172)
  • 타인의 상황 맥락별 기질 방식을 이해하는 것이 특히 더 중요한 경우는 타인이 잘하도록 돕는 역할이 주어질 때, 즉 관리자, 학부모, 상담가, 교사 등등의 역할을 맡게 될 때다. 그런 역할에 임할 때 맥락의 원칙에 따르면 자녀나 직원이나 학생이나 의뢰인이 고쳐주고 싶은 좋지 않은 어떤 행동을 취하는 모습이 포착될 때마다 보다 생산적으로 처신할 수 있게 된다. 그 사람이 왜 그런 식으로 행동하는지를 따지는 대신 맥락의 관점에서 '저런 맥락에서 저런 식으로 행동하는 이유가 뭘까?'라는 의문을 품게 된다. (179)
  • 인간의 발달은 그 종류를 막록한고 단 하나의 정상적인 경로라는 것이 없으며 이 사실은 개개인성의 세 번째 원칙인 경로의 원칙에서 근본을 이루는 토대다. 경로의 원칙은 다음의 2가지 확신을 중요하게 여긴다. 첫 번째, 우리 삶의 모든 측면에는, 그리고 그 어떤 특정 목표를 위한 여정 역시도 똑같은 결과에 이르는 길이 여러 갈래이며 그 길은 저마다 동등한 가치를 갖고 있다. 두 번째, 당신에게 가장 잘 맞는 경로는 당신 자신의 개개인성에 따라 결정된다. (190)
  • 경로의 원칙은 우리에게 다른 얘기를 전해준다. 우리는 어떤 경우든 자신만의 경로를 처음으로 내고 그 길을 닦으며 나아가는 것이라고. 우리가 내리는 모든 결정이나 우리가 겪는 모든 일에 따라 매번 우리에게 주어지는 가능성에 변화가 생기기 때문에 그럴 수밖에 없다고. (204)
  • 우리가 올바른 길에 서 있는지를 판단할 유일한 방법은 그 길이 우리의 개개인성과 얼마나 잘 맞는지를 판단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204)
  • 성공적인 대학생활에 한몫했던 내 결정들에 대해 따져보니 그 모든 결정은 하나의 믿음에 뿌리를 두고 있었다. 우수성을 이루기 위해 나에게 유용한 길이 어딘가에 있지만 그 길이 어떤 형태일지 알아낼 수 있는 사람은 나 자신뿐이라는 믿음이었다. 그리고 그런 길을 알아내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알아야 했다. (208)
  •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어떤 경우든 당신에게 유용한 경로가 한 가지 이상은 있게 마련이라는 점과 당신에게 가장 잘 맞는 최상의 경로가 미답에 가까운 경로일 것이라는 점이다. 그러니 새로운 길에 도전해 미답의 방향으로 나서보라. 그 방향을 따르면 평균적인 경로를 따르는 것보다 성공에 이를 가능성이 더 높아질 것이다. (209)
  • 우리는 평균적인 사람 따위는 없다는 사실을 잘 알며 기회의 평등한 접근권이라는 방식에 결함이 있다는 사실도 알고 있다. 평균적인 람 같은 것이 없다면 평균적으로 평등한 기회라는 것도 있을 수 없다. 평등한 맞춤만이 평등한 기회의 밑거름이 된다. (2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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