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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한 차단 빌런은 되지 말자 — 아무리 목구멍이 포도청이라고 해도

by writer Peter 삐러 2019.06.14

1,000명의 진성 팬 — 당신이 만든 거라면 무엇이든 사주는 사람 — 을 모으면 입에 풀칠은 하며 살 거라는 이야기. (1000 True Fans by Kevin Kelly) 2008년에 나온 글인데 지금도 여전히 유효할 뿐만 아니라 더 잘 들어맞는 느낌이다. 마이크로 인플루언서 마케팅이 내놓는 숫자들을 보면.

그런데 이건 철저히 그 사람의 매력과 그 사람이 만든 프로덕트 영역에만 국한되어야 한다. 만약 이게 그 사람이 가진 신념, 가치관 영역으로 이어지면 그때부터는 조금 위험해지는 것 같다. 1,000명 어쩌면 그 이상의 팬 또는 팔로워에 둘러싸이면 사람이 좀 이상해지는 것 같달까. 지지자들을 별칭으로 호명하며 좌표를 던져주고 조리돌림을 하고.

지금 나는 ‘겸손하게 살자’ 따위의 말을 하는 게 아니다. 감히 겸손이라니! 겸손도 뭘 이뤄낸 사람이나 하는 거지. 나 같은 사람이 겸손하면 그건 교만이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어느 누구도 스스로 교조적인 사람이 되어야지 하고 의도하진 않았을 거란 얘기다. 의도하지 않고도 벌어질 수 있는 자연스럽고 위험한 일이란 얘기다.

아마 최초의 징후는 마음에 안 드는 이야기 하는 사람은 죄다 ‘차단 먹이기’가 아닐까 싶다. 대부분 이런 사소한 행동으로 시작한다. 이건 정신 건강에는 이로운 행위일지 모르겠으나 건설적 비판이나 대안 제시까지 가로막을 위험이 있다. 욕설이나 스토킹 같은 범죄 행위가 아니라면 일단 언로는 열어두는 편이 맞겠다.

그러니까, 최소한 ‘차단 빌런’은 되지 말자, 이거다. 나는 무조건 옳으니까, 누가 감히 나한테 비판하면, “그래? 그러는 너는 얼마나 잘 났어” 하며 상대방의 구린 구석을 찾고 논점을 흐트리고. 그래놓고선 책 많이 읽는다고, 책 몇 권 썼다고, 자기 책 많이 팔았다고, (그깟 책이 대체 뭐라고!) 세상을 ‘체인지’ 하자고 말하는 거. 그건 진짜 이상한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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