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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혼자 되어 자유로워질 때, 진짜 자기 자신을 찾고 비로소 성인이 된다

by writer Peter 삐러 2019.06.14

어제 밤에는 근린공원에서 뛰었다. 자정 가까이 되었는데도 사람이 많았다. 자세히 보니 고등학생들이었다. 여러 무리가 있었고 사이 사이 녹색병도 놓여 있었다. 간간이 반딧불이처럼 빨갛고 동그란 불빛이 보이기도 했다. 무서웠지만 계속 뛰었다.

한 쪽에서는 연애 상담이 이어지고 있었다. 안 들으려고 했는데 호통을 치는 수준이어서 다 듣고야 말았다. “야. 너한테 OO이는 뭐야. 뭐냐고. 너 OO이 좋아하는 거 맞아? 그럼 이해해줘야지. 걔 사정을 이해해줘야지. 너 나중에 후회한다. 후회한다고.”

나도 저런 시절이 있었던가. 나는 학교 끝나면 집에 가는 걸 더 좋아하는 부류였고, 잠깐 딴 길로 샌다고 해도 동네 노래방, PC방 정도였다. 학교 운동장에서 농구나 축구는 많이 했던 것 같다. 아까 본 친구들이 하고 있던 것들을 나는 대학생 때 겪었던 것 같다.

계속 달리며 ‘저렇게 무리를 이루고 다니는 저 친구들도 언젠가는 혼자가 될테지. 결국 인간은 혼자가 되어 자유로워질 때, 진짜 자기 자신을 찾을 수 있고 비로소 성인이 되는 것이로구나.’ 하는 생각에 이르렀다.

보라. 어릴 적에는 부모, 선생 그리고 또래집단으로부터 인생이고 사랑이고 참견과 훈수가 끊이질 않는다. 나중에야 알게 된다. 그렇게 감놔라 배놔라 하는 사람들 중 내 인생을 책임져 줄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것을. 결국 이 세상은 나 혼자 내 결정과 내 책임으로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다른 행인이 신고를 했는지 단순 순찰 중에 발견을 한 것인지 아무튼 푸른 제복을 입은 사내 두 명이 와서 무리 속 녹색병을 지적하며 무리를 해산시켰다. 그들은 삼삼오오 어디론가 걸어갔다. 집으로 가는 것 같지는 않았다. 나는 두어바퀴를 더 뛰고 공원에서 빠져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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