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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말하자면 푸드트럭 오디세이 입니다

무비-로그

by 박세 parxehee 2019.06.25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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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프가 나오는 영화는 다 비슷하죠. 주로 비평가들로 인하여 곤욕을 치룹니다. 자신의 요리와 레스토랑을 까는 기사를 읽고 멘탈 문제를 겪거나 레스토랑에서 쫓겨나거나 합니다. 그게 주로 ‘위기’가 되고 각자의 방식으로 이 위기를 타개합니다. 브래들리 쿠퍼가 주연한 ⟨더 셰프⟩(Burnt, 2015)도 비슷한 서사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영화 ⟨아메리칸 셰프⟩(Chef, 2014)

개인적으로 요리에 관심이 많아졌습니다. 그래서 벌써 흘러간 옛 영화가 된 ⟨아메리칸 셰프⟩(Chef, 2014)를 봤습니다. (고마워요, 넷플릭스!) 이 영화는 좀 어정쩡합니다. 본격 요리 영화도 아니고, 본격 셰프 영화도 아니고, 본격 가족 영화도 아니고, 본격 여행 영화도 아닙니다. 그렇다고 본격 코미디 영화도 아니고요. 어쩌면 이 전부 입니다.

한때 잘 나갔던 셰프인 주인공 해피 호건 칼 캐스퍼(존 패브로)는 새로운 메뉴에 도전하고자 합니다. 그러나, 레스토랑 오너의 반대로 그 시도는 번번이 무산됩니다. 오너의 말도 일리는 있습니다. 고객이 기대하고 온 메뉴를 계속 유지하고 지켜야 한다는 겁니다. 잘 되고 있는 메뉴를 굳이 바꾸는 모험을 할 필요가 있느냐는 얘기죠.

그러다 유명 맛집 블로거 램지 미첼(올리버 플랫)의 혹평을 받습니다. 이 혹평은 트위터를 통해 엄청나게 바이럴(viral, 확산)됩니다. 자존심이 상한 칼 캐스퍼는 이를 만회해보려고 하지만 레스토랑 오너의 반대에 부딪히고 결국 즉흥적으로 주방에서 나오게 됩니다. 그리고 다시 레스토랑에 찾아온 램지 미첼과 현피를 뜨게 됩니다.

칼 캐스퍼는 램지 미첼에게 대놓고 욕을 합니다. 내용을 순화하면 “너는 편하게 먹고 아무렇게나 씨부리지만 그건 열심히 요리를 만든 사람에게는 상처가 된다.”라는 취지입니다. 아무튼 이 영상은 트위터를 통해 또 한 번 확산됩니다. 이 영화에서 트위터, 바인, 페이스북 같은 소셜 네트워크는 중요한 소재입니다.

트위터 덕분에 칼 캐스퍼는 전국구 스타가 됩니다. 그런 그에게 TV 데뷔의 기회도 열리고 유명세를 활용해 돈도 많이 벌고 했으면 좋았겠지만, 그러면 영화가 성립할 수가 없죠. 레스토랑에서 쫓겨나고 다른 레스토랑 셰프 자리도 주어지질 않습니다. 괜찮습니다. 그에게는 돈 많고 능력 있고 인맥 화려한 이쁜 전처(ex-wife)가 있습니다. 그녀의 도움으로 칼 캐스퍼는 푸드트럭 한 대를 얻습니다.

Sofia Vergara in Chef (2014)

하필이면 이 푸드트럭이 마이애미(Miami)에 있습니다. 지금 사는 곳은 LA이고요. 이 영화에서 마이애미는 나름 중요한 장소입니다. 칼 캐스퍼가 셰프가 되고 이 돈 많고 능력 있고 네트워크 짱짱하고 화려한 전처를 만난 곳이기도 합니다. 아무튼 여기서 쿠바식 샌드위치를 먹은 칼 캐스퍼는 이걸 메인 메뉴로 삼은 푸드트럭을 시작합니다.

이 푸드트럭을 몰고 마이애미를 떠나 뉴올리언스, 텍사스를 거쳐 LA로 돌아오는 여정입니다. 레스토랑 셰프 일 때문에 바빠서 소홀했던 아들과 함께요. 이 여정을 거치면서 그는 아들의 SNS 마케팅 덕분에 이미 전국적으로 유명해지게 됩니다. 아들과의 사이도 더 돈독해졌죠. 그래서 제가 이 영화를 ‘푸드트럭 오디세이’라고 한 줄 요약이 가능합니다.

이 영화는 놀랍게도 오디세이아와 닮았습니다. 당연히 주인공 칼 캐스퍼가 아버지로서 오디세우스 입니다. 오디세우스의 아내 페넬로페는 무척 현명하여 숱한 구혼자를 물리치고 동시에 오디세우스의 가산을 지키죠. 그리고 둘 사이의 아들 텔레마코스는 아버지 오디세우스를 찾아 떠납니다. 결론은 집에 무사히 돌아오고 가정도 재산도 되찾죠.

미국 여행과 미국 음식이 매력적으로 그려진 영화입니다. 그래서 한국 개봉 때 굳이 영화 제목에 ‘아메리칸’(American)이란 단어를 덧붙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스페인어가 무척 많이 나오고 매우 중요하게 등장하는데, 특별한 의미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실제로 마이애미에 중남미에서 온 이민자들이 많이 살고 있기는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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