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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유한하다 - 간결함을 추구하라, 삶의 정도 (윤석철, 2011)

북-로그

by 박세 parxehee 2018.09.26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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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바른 길.” 이 책의 제목이자 이 책 제12장의 제목인데, 참으로 거창하다. 책 표지에 써 있는 “윤석철 교수의 제4의 10년 주기 작(作)”이란 문구는 읽는 이의 부담을 가중시킨다. 내가 감히 이런 책을 읽어도 되는가 하는 고민이 든다.

그러나, 실은 아주 친절한 책이다. 짜임새 있고 세밀한 목차(3부 12장)는 이것만 읽어도 대강의 책 내용을 짐작할 수 있을 정도다. 본문 중간중간에 독자의 이해를 도울 목적의 상세한 예시, 설명이 달려있다. 책의 마지막에 이르러서는 전체 내용, 즉 ‘삶의 정도란 무엇인가’, 를 단 세 문단으로 요약・정리까지 해준다. (아래)

인간의 능력이 무한하다는 말은 인간을 격려하기 위한 구호에 불과하다. 인간의 능력은 엄연한 한계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인간은 자기 능력의 한계를 확장할 수 있는 도구가 필요하며, 이런 도구를 ‘수단매체’라고 정의했다.

수단매체 중에는 눈에 보이고 손으로 만져지는 물적인 것만 있는 것이 아니다. 지식이나 지혜 같은 지적 수단매체, 그리고 주변 사회로부터 신뢰와 존경을 받는 일 같은 사회적 수단매체가 더 중요할 수도 있다. 그런데 아무리 수단매체가 훌륭해도 그것을 활용하여 어떤 가치를 창조할 수 있는 목적함수가 없다면 수단매체는 무용지물이 되고 만다.

‘목적함수’는 외부로부터 쉽게 주어지는 것이 아니고, 자기가 스스로 정립해야 한다. 의미 있는 목적함수는 부단한 자기수양과 미래 성찰을 통해 축적된 교양과 가치관의 결정이다. 목적함수가 정립되었다면 이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수단매체는 우회축적의 방법으로 형성 및 축적해야 한다. 이것이 삶의 정도이다. (270~271쪽)

쉽고 편하게 읽기는 했는데, 막상 책을 덮고 보면 만만한 내용은 아니다. 개인 차원에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라는 물음의 답을 구하려는 듯 하다가 기업-사회-국가 차원으로 스케일이 커졌다가 다시 작아졌다가를 반복하기 때문이다. 차원이 달라도 이를 관통하는 원리는 다르지 않다는 뜻일 터. 과문(寡聞)의 탓으로 깊은 뜻을 모두 헤아리기는 역부족이다.

“인간 능력에 한계가 있다”는 말이 다시 한 번 무겁게 받아들여졌다. 나는 어머니가 아프시면서, 총총이의 아빠가 되고나서, 나에게는 모든 것을 할 능력도 의지도 자원도 부족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미련하다. 어느 순간, 내 삶의 목적함수가 흔들리면서 그에 적합한 수단매체를 형성・축적하는 일에도 게을러졌다. 반성한다.

세상이 복잡하지만 그럼에도 복잡함을 떠나 ‘간결함’을 추구하라는 그 첫 부탁이 오래 남는다. ‘수단매체’와 ‘목적함수’라는 2개의 개념으로 인간 삶의 세계를 분석하는 이 책의 핵심 구조도 매우 간결하다. 선명하다. 이토록 간결하고 선명하게 내 삶의 ‘목적함수’를 정립할 수 있을 것인가. 잠시 잊고 있다가 이 책을 통해 다시 찾은 과제이다.


삶의 정도 - 6점
윤석철 지음/위즈덤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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