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대한적십자사 수상인명구조요원 도전 ⑤ 5일째, 익수자 운반 및 장비구조 교육

딴짓-로그

by 박세 parxehee 2018.09.07 17:36

본문

2011년 4월과 5월, 약 8주 간의 주말을 대한적십자사 대구지사의 수상인명구조요원 교육으로 보냈다. 수영강사로 일해보고 싶다는 내 엉뚱한 꿈을 이루기 위해 도전했다.

대한적십자사는 전국의 각 지사마다 특징이 있다는데, 예를 들면 서울지사는 필기 숙제가 많달지, 대구지사는 달리기 훈련이 버겁달지 하는 등이다. 내가 대구지사에서 교육을 받은 것은 순전히 고향이 대구이기 때문이고, 그 핑계로 주말마다 부모님 얼굴을 보기 위해서였다.

아래의 기록은 싸이월드 미니홈피에 틈틈이 적어뒀던 글을 모은 것이다. (2012. 7. 28.)


5일째

“실기는 어떻게든 된다” – 그만큼 훈련에 자신이 있다는 강사님의 말씀 – 지만, 필기는 정말 개인이 노력하지 않으면 도리가 없다. 실기는 빡세게 굴리면 된다. 필기는 직접 머리에 넣어줄 수가 없다. 그래서 내주는 게 “레포트”라 불리는 숙제다.

숙제는 대개 적십자에서 나눠준 안전수영, 수상인명구조 교본의 특정 부분을 요약하는 것으로 고도의 집중력을 요하지는 않지만 상당히 귀찮고 성가신 일이다. A4용지에 자필로만 쓰라고 하니, 꺼려지지 않을 턱이 없다.

나는 교육 전날까지 숙제를 미뤘고 교육 당일 새벽이 되어서야 간신히 마무리 하고 잠을 청했다. 어쨌거나 다 해서 내긴 했다.

오전 구보 훈련은 아주 간단했는데, 물 밖 훈련이 느슨한 경우는 물 안 훈련이 엄청날 것이라는 암시가 되기도 한다. 오늘은 4일차에 배웠던 구조수영을 복습했고, 익수자 운반, 척추부상자 머리 고정법,  장비구조를 배웠다. 마지막에 검정을 대비하여 중량물 운반과 잠영을 해보기도 했다.

먼저, 구조수영 복습에서 특별히 추가된 내용은 없다. 다만 좀 더 익숙하게 해내기 위한 연습을 했다.

익수자 운반은 구조수영을 통해 구조한 익수자를 얕은 물에서 뭍으로 운반하는 방법이다. 어깨 운반과 등 운반이 있는데, 말그대로 어깨 운반은 익수자를 어깨로 들쳐 메는 것이고 등 운반은 익수자를 자신의 등에 휘감아 들쳐 엎는 것이다.

척추부상자 머리 고정법은 말그대로 척추부상을 당한 익수자 혹은 부상자가 2차 추가 피해가 없도록 하는 것이다. 머리 지지법과 턱 머리 고정법이 있다. 이 경우에는 작은 물살에도 피해를 입을 수 있기 때문에 아주 조심스럽게 접근하는 게 중요하다.


장비구조는 레스큐 튜브를 이용한 구조방법이다. 레스큐 튜브는 커다란 소시지 모양의 빨간 물체인데 부력이 엄청나다. 덕분에 장비구조는 수영구조보다 부담이 적다.

그래도 유의해야 할 포인트는 있는데, 가장 먼저 장비 때문에 익수자에게서 시선을 떼는 경우가 있어서는 안 된다. 그래서 레스큐 튜브를 놓아두는 법, 몸에 메는 법이 따로 있을 정도이다.

의식이 있는데 지친 익수자에게는 레스큐 튜브를 천천히 건네고 잡으라고 한 뒤에 올라타게 해서 뭍으로 끌어낼 수 있다. 고개를 묻고 의식을 잃은 익수자의 경우에는 손목 끌기를 하면서 익수자의 등에 레스큐 튜브를 휘감을 수가 있다. 그리고는 뭍으로 끌어내는 것이다.

마지막으로는 의식 없는 익수자의 후방으로 접근하여 직접 레스큐 튜브 위에 익수자를 올리는 방법이다. 다른 두 개의 구조방법과 마찬가지로 맨몸구조에서 했던 겨드랑이 끌기과 상당히 유사하다. 팁이 있다면, 레스큐 튜브를 익수자 등에 충분히 밀착시킨 다음에 뒤집기를 시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중량물 운반과 잠영은 별다른 추가 교육 없이 바로 실시했다. 먼저 중량물 운반은 5M 바닥에 있는 5kg 물체를 들어올려 횡영으로 반대편까지 가지고 오는 임무이다. 1분 30초 내로 가져오면 통과라고 한다.

수면으로 꺼내는 건 크게 어렵지 않지만, 반대편으로 가져오기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횡영을 통해서 운반하게 되는데, 몸 위에 중량물을 옮기면 몸이 자꾸 가라앉아서 호흡이 곤란해진다. 나 뿐만 아니라 다른 강습생들도 애를 많이 먹었다. 그래도 어거지로 성공했다.

잠영은 그냥 물 밑에서 25M를 이동하는 게 아니라, 5M 바닥까지 내려가서 반대편 벽을 찍고 올라가는 임무이다. 심폐능력도 능력이지만, 심리적인 안정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아마 할 수 없을 거라는 마음으로 될 일이 얼마나 있겠냐만은 잠영은 특히나 그러하다.

풀장 벽을 잡고 숨을 고르다가 준비가 되면 다리 먼저 다이빙으로 바닥에 도달한다. 물론 내려가는 동안에 코를 막고 숨을 뱉어 귀를 뚫어준다. 바닥에 도달해서는 지체없이 벽을 차고 출발한다.

강사들은 “바닥에 붙어가라. 그게 제일 편하다”라고 하는데, 실제로 그렇다! 그런데 대부분은 어중간하게 오더라.. 바닥까지 내려가는 게 두렵기 때문이다. 숨이 딸릴까봐, 중도에 포기하게 될까봐… 바닥에 붙으면 수압 때문에 훨씬 빨라지는 데도 불구하고!

어떤 강사는 “괜히 불안해서 얼마나 왔지, 얼마나 더 가야하지, 잡생각을 하기 시작하면 몸 안에 있는 산소가 더 부족해진다며 마음을 탁 놓고 머리 속으로 애국가를 부르라”고 했는데, 실제로 1절을 반도 다 부르기 전에 반대편 벽에 도착해버린다. 순간, 50M도 가능하겠는데 싶을 정도였다.

마지막은 역시 입영. 오늘은 음료수통을 운반하고, 통 안에 담겨있던 음료수를 마시기까지 했다. 다닥다닥 붙어서 한다고 할퀴어지고 발에 차이고 잡히고… 난리도 보통 난리가 아니었지만 어쨌거나 성공해서 모두 물에서 나올 수 있었다.

숙제는 없었다. 그런데 교육에 임하는 각오를 다시 한 번 써오라고 했다. 6일차에는 대망의 “방어 및 탈출(막기, 풀기)”를 하기 때문이란다. 역대로 대구지사 방어 및 탈출 교육하는 날에는 앰블런스가 꼭 왔다고 하는데…

산 넘어 산이로구나!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