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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블로거라니/어떤 딴짓들

대한적십자사 수상인명구조요원 도전 ③ 3일째, 심폐소생술(CPR), 자동제세동기(AED) 사용법 교육

2011년 4월과 5월, 약 8주 간의 주말을 대한적십자사 대구지사의 수상인명구조요원 교육으로 보냈다. 수영강사로 일해보고 싶다는 내 엉뚱한 꿈을 이루기 위해 도전했다.

대한적십자사는 전국의 각 지사마다 특징이 있다는데, 예를 들면 서울지사는 필기 숙제가 많달지, 대구지사는 달리기 훈련이 버겁달지 하는 등이다. 내가 대구지사에서 교육을 받은 것은 순전히 고향이 대구이기 때문이고, 그 핑계로 주말마다 부모님 얼굴을 보기 위해서였다.

아래의 기록은 싸이월드 미니홈피에 틈틈이 적어뒀던 글을 모은 것이다. (2012. 7. 28.)


3일째

금요일 밤까지 숙제하느라 늦게 잤다. 미리 해두려고 했으나 다른 일에 밀려서 간신히 끝내게 된 거다.

주중에 수영장 갈 일이 없어 연습을 전혀 하지 못했다. 해서 좀 일찍 수영장에 도착해서 한 20분을 혼자서 돌았다. 근데 자유수영 레인에는 사람이 많아서… 횡영, 기본배영 이런 건 전혀 못하고… 그냥 자유형이랑 평영만 좀….

오전은 지난 주와 같이, 오전 체력훈련과 워밍업 그리고 교육. 오후는 적십자 대구지사로 옮겨 이론교육을 받고 실습을 했다. CPR, AED, 응급조치. 앉아서 강의만 들으니 어찌나 편하던지.

수영장에서는 지금까지 배운 영법들 복습하고, 주로 입영(立泳)을 위주로 훈련했다. 물 밖으로 손 꺼내놓고 5분 버티기… 한 3분은 버틸 것 같다. 5분은 진짜 힘들다. 아, 잠영도 했구나. 잠영 25M는 혼자서도 종종 하던거라 큰 부담은 없었다.

오늘도 숙제가 있다… 아…

내일은 수심 3M, 5M 다이빙풀에서 교육을 받는다. 본격적인 인명구조 교육이랄까. 물이 많이 차니 따뜻한 점퍼도 챙겨 오라고 했다. 내일 황사비가 확실한데 그래도 야외체력훈련은 한단다. 오르막길 인터벌은 여전히 힘들다.

그래도 교육 덕에 몸도 유연해지고 체력도 좋아졌다. 물에서도 더 자연스럽고 편안하고 무엇보다 빨라졌다. 아침에 혼자 아주 오랜만에 접영도 해봤는데, 50M 왕복도 거뜬했다.

오후 이론은 정말 일반적인 내용이었다. 생각해보면, 심폐소생술(CPR)과 자동제세동기(AED) 사용법이 일반적이라는 게 좀 신기한 일이지만, 이제는 일반상식이다. 다만, 이 일반상식을 보다 정확하게 알고 있는 게 중요하리라.

행여 도움이 될까 조금 끄적여보자면…,

우선, CPR와 AED는 거의 같이 쓰인다고 보면 무방하다. 다음의 상황을 가정해보자. 누군가 호흡을 멈추고 쓰러진다. 혹은 쓰러진 사람을 발견한다. 이때 가장 먼저 할 일은 현장을 파악하는 일이다. 그냥 쓰러진 건지, 물에 빠졌던 건지, 음독을 한 건지 등.

그 다음은 연락이다. 혼자 있다면 본인이 직접 응급전화를 걸어야 하고, 이때 AED도 함께 가져와달라고 요청한다. 응급전화는 6하원칙에 의거 정확하게 말하는 게 중요하며 환자의 겉으로 보이는 신원(나이, 성별, 몸무게 등), 현장정보 등을 간략히 전달한다.

만약 여러 사람과 함께 있다면, 특정인을 지정하여 응급전화를 걸어달라고 부탁을 한다. 공공장소에는 AED가 구비되어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도 특정인을 지목하여 AED를 가져달라고 말한다.

이제 환자의 의식을 확인한다. 가볍게 어깨를 두드리며 괜찮은지 물어본 다음, 턱을 들어 기도를 확보하고 가만히 귀를 기울여 호흡을 확인한다. 5초 간 듣다가 호흡이 없는 게 확인되면 바로 CPR에 돌입한다.

기도를 확보한 채, 환자의 코를 막고 숨을 불어넣고, 다시 코를 여는 방식으로 두 번 인공호흡을 하고 흉부압박을 30회 한다. 늑골이 아닌 가슴 한가운데 흉골을 압박한다. 분당 100회 정도의 속도가 적합하고 2번 호흡에 30번 압박을 한 싸이클로 2분에 5주기를 할 정도의 속도로 진행한다.

CPR 도중 AED가 도착한다면 즉시 CPR을 멈추고 AED를 사용하며 적절히 CPR을 시도한다. 이 정도가 오후 내내 아주 느슨하게 배운 이론 내용이다.

어설픈 군대 분위기는 계속 신경이 쓰이지만, 무료봉사임에도 성심껏 가르치는 강사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 아마 다른 방식으로 보답할 길이 있으리라. 이게 적십자 정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