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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개혁을 완수할 수 있을까 — 8년 전의 한 영상(조국 법무부장관 임명에 검찰이 대놓고 반기 드는 이유)를 보고

by writer Peter 삐러 2019.09.10

타임라인에서 우연히 보게 된 영상. 8년 전, 문재인 당시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조국 당시 서울대 교수의 발언이 담겨있다. 약 11분 길이의 이 영상을 보고 나니, ‘검찰개혁’이란 대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궁금해졌다.

영상 속 조국 교수는 문재인 이사장에게 이렇게 묻는다:

“참여정부에서 검찰 인사권을 갖고 있었는데, 이게(=검찰개혁이) 왜 잘 안 된 건지, 앞으로는 어떻게 했으면 좋겠는지 생각을 한 번 얘기해주시면 좋겠습니다.”

검찰 인사권을 가진 법무부장관을 대통령이 임명하니, 검찰 인사권을 쥐고 있던 당시 참여정부가 (검찰 인사가 문제라고 한다면) 왜 그때 검찰개혁을 하지 못했느냐고 추궁하는 질문이다.

문재인 이사장은, ‘왜 잘 안 된 건지’에 대한 분석은 없이 이렇게만 답한다:

“(1) 검찰의 정치권 줄대기 인사 문화, (2) 검찰의 정치화, 정치편향, (3) 피의사실 공표를 통한 인권 침해, 이 세 가지가 문제다.” 그래서,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를 신설해서 권력형 비리를 잡고(반부패정책), 이를 통해 검찰을 견제해야 한다.”

검찰에 대한 인사권 행사로는 ‘검찰개혁’이 이뤄지지 않더라는 숨겨진 답을 한 셈이다.

어제, 법무부장관 취임식에서 조국 장관은 ‘공수처 설치’와 ‘검・경 수사권 조정’을 이야기 했다. 의문이 풀렸다. 이 두 과업의 완수가 곧 ‘검찰개혁’이란 얘기다. 분명 변화는 변화일 것이다. 그러나, 그게 더 나은 변화일까. 이 두 정책에 대한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도 결코 작지 않다.

8년 전의 영상에서 조국 장관은 “(정권 초기에) 진보적이고 개혁적이고 강골이며 깨끗한 사람이 (법무부장관이 되어) ‘계획’을 갖고 법무부에 가서 법무부 안에서 검찰을 개혁해야 한다”고 말했다. 당연히 그 ‘계획’이 무엇인지는 말하지 않았다. 이제 법무부장관이 된 그에게 부디 ‘계획’이 있었으면 한다.

어떤 이들은 8년 전의 이 영상을 보고 과거와 현재를 연결 지으며 신기해하던데, 나는 불길한 예감이 든다. 8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검찰개혁’이라는 목표의 핵심 결과가 제대로 정의되지 않은 듯한 느낌이 드는 것이다. ‘공수처 설치’와 ‘검・경 수사권 조정’을 하면 ‘검찰개혁’이 정말로 이루어졌다고 볼 수 있을까? 여전히 의문이다.

여담으로, 다수 국민들이 바라 마지 않던 검찰의 이상적인 상태 — 소위 ‘살아 있는 권력’의 눈치를 보지 않고, 정치권력에 휘둘리지 않고, 소신껏 수사를 하는 모습은 지금 두 눈으로 생생하게 보고 있다. 이런 검찰의 수사를 ‘저항’이라 해석하는 사람들도 있다. 독특한 견해라고 생각한다. 영장 발부는 법원이 해줬다. 그럼, 법원이 검찰의 ‘조직적 저항’을 원조하고 있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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