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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블로거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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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소의 기분, 바다표범의 키스 (무라카미 하루키, 2012) ‘소설가’ 하루키는 자신이 쓰는 ‘에세이’는 “맥주 회사가 만드는 우롱차” 같은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소설을 쓰고 남은 자투리 생각, 소재를 모아 에세이를 쓴다고. 그러나 이왕 쓰는 만큼 최고의 에세이를 쓰고 싶다고. (호오, 좋은 자세로군요, 하루키군.)책 제목은 맨 처음 실린 글과 중간 어디쯤 실린 글의 제목을 합친 것인데, 그러니까 전혀 관계 없는 두 에세이의 제목을 붙여서 이 에세이집 책 제목을 만든 것이다. 너무 대충이잖아, 싶어서 원제를 찾아보니 «커다란 순무, 어려운 아보카도»이다. 역시 에세이 2개의 제목을 이어서 붙였다. 딱히 선정 이유가 있는 것일까. 편집자들이 모여 앉아서 가장 좋았던 에세이를 꼽아봤더니 이렇게 1위, 2위를 했다던가.그렇게 놓고 보니, 일본어로 된 원제는 순무와 아보..
디자이너를 위한 BI 제작 가이드, 브랜드 디자인 (캐서린 슬레이드브루킹, 2018) 최근 우버(Uber)의 브랜드 리뉴얼 케이스을 보면서 ‘브랜드’와 ‘디자인’이 불가분의 관계라는 생각을 했다. 하기사 언어적, 시각적 표현 수단인 디자인을 빼놓고 브랜드를 논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이 책은 브랜드 (비주얼) 아이덴티티 만들기에 초점을 맞추어 브랜드의 본질, 필수 구성요소, 브랜드 전략, 디자인 프로세스, 리서치, 분석, 컨셉 개발을 설명한다.대학에서 그래픽 커뮤니케이션을 가르치는 저자가 디자이너 또는 디자이너 지망생을 위해 썼다. 뒤로 갈수록 실무적인 내용이 주를 이루지만, 디자이너에게 일을 맡겨야 할 입장에서도 참고하면 유익한 것들이다.원제는 «브랜드 아이덴티티 만들기 - 디자이너를 위한 가이드»(Creating A Brand Identity: A Guide For Designers)..
놓치면 후회할 epic event, 2018 한화와 함께하는 서울세계불꽃축제 @ 63빌딩 올해 첫 관람. 무려 1시간 20분 동안 불꽃만 본다. 지겨울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았다. 음악과 레이저가 어우러진 짜임새 있는 ‘쇼’였다.스페인–캐나다–한국 순이었는데 백미는 역시 한국. “불꽃 보러 오셨죠? 아쉬움 없도록 마구 쏘아드릴게요!” 하는 느낌이었달까. 쿠쿠쾅쾅쿠콰콰쾅쿠쿠쿵쿵쿵쾅쾅쾅!수면시간이 가까워지자 아이들은 그 전쟁통에도 유모차에 누워 담요로 눈과 귀를 막고 스르르 잠이 들었다. (졸음이 이겼다!) 어른들은 별 기대 없이 왔다가 가슴 가득 환희를 채우고 돌아간다.매년 하는 불꽃축제이고, 자리 잡기 힘들고, 올해는 아니었지만 작년엔 몹시 추웠다고 하고, 엄청난 인파에 휩쓸려 귀갓길도 험난하지만, 이건 분명 놓치면 후회할 epic event.
책은 답이 아니라 질문을 준다, 삶을 바꾸는 책 읽기 (정혜윤, 2012) 책을 읽는데 질문이 앞서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먹고살기도 바쁜데 언제 책을 읽나요?”, “책이 쓸모가 있나요?”, “읽은 책을 오래 기억하는 법이 있나요?”, “어떤 책부터 읽으면 좋을까요?” 돌이켜보면 나도 그랬던 것 같다. “어떤 책을 읽으면 좋을까?” 어릴 때는 남들이 읽는 책은 다 읽고 싶었고, 더 어릴 때는 남들이 읽어야 한다는 책을 읽어야 하는 줄 알고 살았다. 손에 집히는 책은 아무 책이나 읽던 시절이 있었고, 지금은 가급적 남들이 안 읽는 책을 읽으려 한다. 좀 더 늙으면 내가 읽는 책을 남들이 따라 읽어주길 바랄지도 모르겠다. 로망 아닌 노망. 이 저자의 글을 정말 정말 좋아한다. 내가 이상적이라 생각하는 스타일의 글을 쓴다. 그러나, 이 책의 제목만은 마음에 들지 않았다. ‘감히 ..
고정관념에서 출발하라, 생각하는 늑대 타스케 (서재근, 2015) 이 책의 특장점은 여느 기획방법론 책들과 달리 굳이 ‘이야기’ 형식을 취하고 있다는 것. 그게 왜 특장점인가. 좋은 이야기는 독자를 참여시킨다. 독자는 이야기에 빠져 유사 경험을 내재화한다. 실제로 책을 덮고 한참이 지나도 내용이 선명히 기억났다. 주인공인 5년차 광고인 김지학 대리의 성격이나 그가 처한 상황, 내부 경쟁 PT에서 패배한 그의 당혹감, 팀을 옮기면서까지 목표를 달성하고자 하는 집념, 새로운 팀에서의 변화, 배움, 도전 등등.이 책의 내용을 한 문장으로 압축한다면 “습관적인 생각을 벗어나야 통찰력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어떻게? “생각의 각도를 넓혀라.” 생각을 깊이 하라는 말은 많이 들어봤지만 각도를 넓히라는 말은 좀 낯설다. (물론 다양한 각도로 접근을 하라는 말은 많이들 쓴다...
기업이 꼭 착할 필요가 있는가, 착한 기업 콤플렉스 (이보인, 2015) 이 책이 던지는 질문은 꽤 도발적이지만 매우 상식적입니다: “기업이 꼭 착할 필요가 있는가?”이 질문을 조금 풀어서 써보면, “기업이 법 잘 지키고 이익만 잘 내면 그로써 '사회적 가치’를 다한 것이지, 기부를 포함한 사회공헌사업 — 이 책에서는 ‘착한사업’이라고 표현합니다 — 까지 열심히 해야 하는 이유가 뭔데?”, 라는 것입니다.이 질문에 대한 답은 아마도 매우 당위적이거나(“기업은 당연히 착해져야 한다.”), 계산적일 것입니다(“착한기업이 이익도 잘 낼 수 있다.”). 그러나, 글쓴이는 기업이 당연히 착해져야 한다는 주장의 당위성을 의심합니다. 그리고, 착한기업이 이익도 잘 낼 수 있다는 주장이 근거가 부족한 환상(이른바, ‘착한기업론’)에 가깝다고 말합니다.오히려 이러한 ‘착한기업론’이 조만간 위..
삶은 유한하다 - 간결함을 추구하라, 삶의 정도 (윤석철, 2011) “삶의 바른 길.” 이 책의 제목이자 이 책 제12장의 제목인데, 참으로 거창하다. 책 표지에 써 있는 “윤석철 교수의 제4의 10년 주기 작(作)”이란 문구는 읽는 이의 부담을 가중시킨다. 내가 감히 이런 책을 읽어도 되는가 하는 고민이 든다.그러나, 실은 아주 친절한 책이다. 짜임새 있고 세밀한 목차(3부 12장)는 이것만 읽어도 대강의 책 내용을 짐작할 수 있을 정도다. 본문 중간중간에 독자의 이해를 도울 목적의 상세한 예시, 설명이 달려있다. 책의 마지막에 이르러서는 전체 내용, 즉 ‘삶의 정도란 무엇인가’, 를 단 세 문단으로 요약・정리까지 해준다. (아래)인간의 능력이 무한하다는 말은 인간을 격려하기 위한 구호에 불과하다. 인간의 능력은 엄연한 한계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인간은 자기 능력의 ..
한가위 연휴 때 읽을만한 책 3 바로 오늘부터 총 5일 간의 한가위 연휴가 시작됩니다. 연휴를 알차게 보내는 방법 중 하나는 평소 읽고 싶었던 책을 틈틈이 읽는 것이지요. 책 빚이 밀린 분들은 이번 기회에 많이 갚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번 한가위 연휴 때 어떤 책을 읽으면 좋을까 고민하시는 분들을 위해 아래와 같이 3권의 책을 고르고 선정 이유를 간략히 써보았습니다.서먹해진 부모님을 다시 한 번 이해해보고 싶다면, ⟪우리가 했던 최선의 선택⟫ (티부이 지음, 내인생의책 펴냄, 2018)그래픽 노블입니다. 그림책이라는 얘기지요. 그래서 읽기 편합니다. 이동 중에도 펼쳐서 읽을 수 있습니다. (이동 중에 오래 보면 눈이 나빠지니 주의하세요.) 단점이 있다면 책이 크고 무거워서 휴대하기 불편합니다. 그리고 내용이 진지하고 그림체도 어둡습..
고성과자를 모셔오는 게 최고의 인사전략이다, 파워풀 (패티 맥코드, 2018) 넷플릭스를 처음 접했을 때의 감동을 내 어찌 잊으랴. 일단 한 번 써보도록 하는 넉넉한 한 달 무료 정책, 완성도 높은 오리지널 콘텐츠, 버퍼링이 느껴지지 않는 스트리밍, pc/mobile/tv 등 여러 디바이스 사이를 부드럽게 넘나드는(seamless) 인터페이스, 마지막으로 online chat으로 사용해지-결제취소-환불까지 즉시 한 큐에 처리해주는 쿨한 사용자 경험까지. 과연 글로벌 레벨이구나, 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반면, 국내 IPTV 서비스는 여전히 버벅대면서 구동이 되고, 유료 콘텐츠를 틀어도 광고 몇 개는 피할 길이 없다. (대체 왜?) 비디오・DVD 렌탈서비스로 시작하여 글로벌 스트리밍・콘텐츠 플랫폼으로 우뚝 선 넷플릭스의 ‘성공’을 부정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럴수록 그 비결을 궁금..
널 위해 ‘해고’를 준비했어…, 파워풀 (패티 맥코드, 2018) 프롤로그스타트업의 세계로 뛰어든 후 깊이 깨달은 게 있다. 사람들은 저마다 힘을 갖고 있다는 사실이다. 회사의 일은 직원들에게 권한을 부여하는 것이 아니다. 직원들 자신이 힘을 가지고 출근한다는 사실을 상기시키고, 그들이 실제 힘을 행사할 수 있는 상황 조건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한번 그렇게 해보라. 직원들이 얼마나 엄청난 일들을 해내는지를 보고 깜짝 놀라게 될 것이다. (p.19)정책과 절차를 폐지하고 직원들에게 권한을 준다는 것이 난투극에 가까운 조직문화를 만들자는 건 아니다. 넷플릭스는 관료주의를 벗겨내면서 모든 팀, 모든 직급의 직원들이 핵심적인 일련의 행동들을 훈련받도록 코치했다. 나는 내 사전에서 '정책'과 '절차'란 단어를 없앤 반면, '훈련'이란 단어는 눈에 확 띄게 써두었다. (p.20)..
고독하고 자유로우며 위대한 개인의 발견, 어떻게 휘둘리지 않는 개인이 되는가 (홍대선, 2018) 데카르트, 스피노자, 칸트, 헤겔, 쇼펜하우어, 니체. 누구나 한 번은 그 이름을 들어보았을 위대한 철학자 6인의 독특하고 유별난 사생활이 저자의 담백한 입담을 빌어 TMI급으로 펼쳐진다. 재미있다. 이 여섯 사람, 그 독창적 사상 만큼이나 평범하지 않은 삶을 살다가 갔다. 게으름뱅이(?) 데카르트는 ‘10시간 취침 생활’을 했다. 스웨덴 여왕의 초청을 받아들여 “바위와 얼음 한가운데 있는 곰의 나라”로 가지 않았더라면 좀 더 오래 살았을지도 모를 일이다. 성공한 무역업자의 아들로 태어난 스피노자는 철학적 소신을 지키다 유대인 커뮤니티에서 추방당하고 렌즈 세공을 하며 평생을 빈궁하게 살았다. 그의 추종자들로부터의 후원도 최소한으로만 받아들였다. 고독한 ‘개인’이었지만, 끝까지 자유로운 ‘개인’이었다. 시..
레프트훅 한 방으로 인생역전…이 될 리는 없겠지만, 백엔의 사랑 (百円の恋, 2014) 남들이 보기엔 참 답답한 삶이다. 이치코(안도 사쿠라 憤)는 올해 나이 서른둘의 히키코모리. 도시락가게를 하는 부모 집에 얹혀살면서 조카와 비디오게임을 하는 게 유일한 낙인 사람. 그래도 화를 낼 줄은 알아서 동생과 크게 다툰 후 돌발적으로 집을 나온 다음에는 편의점(백엔샵) 심야시간대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생계를 꾸려나간다. 표정도 억양도 없고, 불만도 불평도 없는 이치코의 삶은 ‘체념’으로 밖에 설명이 되지 않는다.이치코는 매번 편의점에서 바나나를 사가는 ‘바나나맨’ 카노(아라이 히로후미 憤)의 초대로 그의 복싱경기를 보게된다. 서로 죽일 듯이 때리다가 경기가 끝나면 서로의 어깨를 다독거리는 바로 그 장면에 반한 이치코는 복싱을 시작한다. ‘서른둘’의 나이 때문에 올해가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지만, 이치..
중고 휴대폰 (iPhone 6s 64GB) 팔면서 알게 된 5가지 사실 며칠 전, 휴대폰(기종: iPhone 6s 64GB, 로즈 골드)를 팔았습니다. 이 과정에서 알게 된 5가지 사실을 공유합니다.iPhone 6s는 2015년 10월에 국내 출시되었고, iPhone 7이 2016년 9월에 공개되었습니다. 아내는 이 휴대폰을 최소 2년 이상 사용한 셈이네요. 좀 더 일찍 팔았어야 했는데, 이런저런 핑계로 미뤄왔습니다. 이 글을 읽는 분들은 그러지 않기를 바랍니다. 1. 빨리 팔수록 좋은 가격에 팔 수 있습니다. 당연한 이야깁니다. 며칠 전, Apple이 신제품을 발표했죠. 이런 이벤트가 일종의 분기점 역할을 합니다. 이런 이벤트 이후에는 가격 하락세가 더 가팔라집니다. 일단, 팔기로 마음 먹었으면 빠르게 움직이세요.2. 집 가까운 곳에서 파는 게 제일입니다.어디서 팔아야 할..
정리를 하면 시간을 번다, 나는 오늘 책상을 정리하기로 했다 (Emi, 2018) 이 책의 대전제는, 책상과 생각을 정리하면 업무 시간이 줄어들고 그 대가로 가족과 보내는 소중한 시간이 주어진다, 라는 것이다. (정말 그럴까? 업무 시간이 줄어들면 더 많은 업무를 하게 되는 건 아닐까?)아래 내용을 읽고 실천해보며 어디 정말로 그러한지 한 번 검증해보자.책상 정리'1분야 1안건'으로 수납상자를 만들어라. (1분야 1안건이 한 수납상자에 다 들어가지 않을 정도로 서류의 양이 많으면 어떻게 하지?) 박스 하나가 가득차면 프로젝트가 끝날 때까지 미루지 말고 그 단계에서 바로 정리를 하라. 프로젝트가 될지 말지 모르는 안건이나 단시간에 끝나는 안건의 서류와 메모는 '진행 중'이라는 라벨을 붙인 상자를 만들어서 관리하라. 마스킹테이프로 꾸미거나 라벨프린터로 뽑은 라벨을 붙여라.서류 보관은 클리..
MJ 헤거, 문 DOORS #Doors ‘퇴역 군인이자 엄마, 텍사스 사람’으로서 텍사스 31번 선거구의 민주당 하원의원 후보로 지명된 MJ 헤거(Mary “MJ” O. Jennings Hegar)의 선거 홍보 영상. 제대로 바이럴을 탔고, 덕분에 후원금도 많이 모았다고 한다. “지금까지 나온 최고의 선거 홍보 영상”이라는 평도 있었다. 오카시오-코테즈의 선거 홍보 영상과는 분위기가 약간 다르다. 좀 더 ‘영화’ 같다. 실제 그의 삶도 영화 같다. 이 영상의 제목이기도 한 ‘문’(door)은 MJ 헤거가 평생을 살면서 맞닥뜨렸던 숱한 난관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그는 “나의 삶이란 내 앞에 놓인 모든 문들을 열고, 밀고, 때로는 발로 차는 것에 관한 것이었다.”라고 말한다.위키피디아에 적혀있는 그의 군 관련 경력은 정말 대단..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즈, 변화를 위한 용기 THE COURAGE TO CHANGE The #Courage to #Change올해 6월, 미국 뉴욕주 14선거구(퀸스, 브롱크스) 민주당 경선에서 10선의 현역 하원의원 조 크롤리(Joe Crowley)를 꺾고 당의 후보가 된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테즈(Alexandria Ocasio-Cortez)의 홍보 영상이다.아침. 출근하듯 집을 나서는 모습. 자신의 출신과 배경을 알리는 사진 2장. 지하철을 기다리고, 지역 유권자들을 만나 그들과 대화를 나누는 장면. 뉴욕 빈민 지역에서 마천루와 부촌을 바라보는 시선. 이 영상이 말하는 바는 명확하다: I am you.오카시오-코테즈는 만 28세, 노동계급 출신(“working class newyorker”) 푸에르토리코계 여성으로서 정치 경력이라고는 버니 샌더스(Bernie Sanders)의 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