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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블로거라니/북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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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오미 브랜드 이념의 영혼, 참여감 (리완창, 2015) 샤오미의 공동창업자 리완창이 썼다. 사용자 관계에 대한 샤오미의 이념은 ‘사용자와 친구가 된다’는 것이다.사용자와 친구가 된다는 것은 이제 단순히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참여감’을 구매하는 시대가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샤오미를 그저 ‘가성비’ 쩌는 “대륙의 실수”쯤으로 여겼던 나는 이 책을 읽고 크게 한 방 얻어 맞은 느낌이었다. 아래 옮긴 역자 후기 중 일부가 꼭 나의 감상과 같다: 역자에게는 이 책이 적잖은 충격이었다. 입소문 마케팅에 관한 이야기를 처음 접해서라거나 그 사례가 새삼스러워서가 아니다. 모바일 인터넷이 만들어낸 새로운 환경이, 시장이, 브랜드가, 소비자가, 마케팅이 어떻게 변모했는가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다름 아닌 중국 기업에 관한 책에서 보게 될 거라고 상상하지 못했기 때..
당연하게도, 소중한 것은 모두 일상 속에 있다 (야마시타 히데코 등, 2017) 만듦새에 신경을 쓴 책을 만나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이다. 한 손에 꼭 들어오는 판형(B6에 가깝다)에 적당한 무게 그리고 깔끔한 표지 일러스트. 10개의 주제, 108개의 화두에 대하여 두 저자가 짤막하게 쓴 글을 모았다. 야마시타 히데코는 일본의 대표적인 미니멀리스트, 오노코로 신페이는 유명 카운슬러라고 한다. 둘 다 낯선 인물이다. 괜한 의심이 시작된다. ‘대체 누구시길래 이런 글을 쓰세요?’ 그러고 보니 『소중한 것은 모두 일상 속에 있다』(大切なことはすべて日常のなかにある)라는 제목에도 딴지를 걸고 싶어진다. ‘그럼. 당연히 소중한 것이 모두 일상 속에 있지. 다른 곳에 있겠어?’ 그러다 “정리를 포기하는 것은 인생을 포기하는 것과 다름없다.”(17쪽), “수납과 정리라는 이름으로 물건을 모아두고,..
도시 변화를 이해하는 네 개의 키워드, 도시의 재구성 (음성원, 2017) 도시의 재구성도시는 쉼 없이 재구성 된다. 저자는 2012년을 전후한 시기부터 현재까지 서울시가 재구성 되고 있는 가장 큰 동력으로 저성장 시대, 도심지 집중 현상, 밀레니얼 세대의 등장을 꼽는다(11쪽). 저성장 시대가 되면서 저금리로 부동산 투자가 가능했고, 도심지 집중에 따른 주거 문제가 발생하였으며, 소유보다 경험을 중시하는 밀레니얼 세대의 등장이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확산시켰다. 젠트리피케이션특정 지역이 상업적으로 활성화 되면 땅값과 임대료가 오른다. 이를 감당하지 못하는 기존 임차인은 다른 지역으로 이동한다. 일견 자연스럽다. 그런데 이게 왜 문제가 되는 걸까. 서울시가 내놓은 에서는 ‘젠트리피케이션’의 배경을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임대료가 저렴한 구도심에 예술가들의 거점이 생겼고 독창적인..
‘팔다’에서 ‘팔리다’로 (미즈노 마나부) NTT도코모 ‘iD’, 미쓰이부동산 ‘도쿄 미드타운’, 구마모토현 ‘구마몬’ 캐릭터 같이 한국에도 잘 알려져 있는 브랜딩 작업을 해 온 미즈노 마나부 대표(굿디자인컴퍼니)가 게이오 대학에서 디자인을 전공하지 않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브랜딩 디자인 강의’가 책으로 나왔다. 저자는, 저렴하면서 성능이 뛰어난 상품으로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른 지금이야 말로 팔리게 하기 위해서는 ‘브랜딩 파워’가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그리고 브랜드를 만드는 작업은 디자이너들의 전유물이 아니므로, 디자인을 전공하지 않은 학생들도 ‘센스’는 익혀두어야 한다며 이 강의의 존재 이유를 설명한다. 센스란 무엇인가. (저자는 ⟪센스의 재발견⟫이란 책을 쓰기도 했다.) “센스란 집적된 지식을 기반으로 최적화하는 능력이다.” 그래서 센스를..
본질의 발견 (최장순) 기획자의 습관을 쓴 최장순의 전작이다. 개인적으로는 이 책이 좀 더 좋았다. 저자가 자신의 컨셉 도출 방법론을 설명해주고, 자신이 진행했던 실제 프로젝트에서 어떻게 적용하였는지 케이스 스터디로 보여주기 때문이다. 보다 실무적이고, 그래서 유익했다. 저자는 자신의 브랜드 컨셉 도출 방법론/프로세스를 ‘BEAT’라는 것으로 도식화한다. BEAT란, - Business Definition 업의 본질 정의 - Experiential Problem 고객 경험상 문제점 - Actual Solution 실질적 해결 방안 - Thrilling Concept 전율을 일으킬 컨셉 의 머릿글자를 딴 것이다. (‘T’는 약간 억지스럽다.) 참신한 해법을 고민하기에 앞서 제대로 된 문제 설정에 힘을 쏟으라는 얘기는 익히 들었다..
자기 자신이라는 이유만으로 마음이 힘든 사람들을 위하여, 쇼코의 미소 (최은영) 우리가 무엇이 되어야 한다면 우리는 모두 작가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 여기서 작가란 그리 거창한 존재는 아니었다. 그저 자신의 삶을 말-글로 풀어낼 수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작가라고 부를 수 있다는 가벼운 마음가짐. 그러나, 글을 읽으면 읽을수록 작가는 정말로 특별한 존재라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그들이 단 몇 개의 문장만으로 새로운 세계를 창조하는 솜씨를 보이면 기가 질린다. 나에게 모국어란 친교적 의사소통의 수단에 불과한데, 작가들은 직접 모국어의 지평을 넓히고 그것들을 풍성하게 가꾼다. 최은영 작가의 정갈한 문장들을 읽으며 마음이 가지런해졌다. 단숨에 읽어내리는 것이 아까워 조금씩 아껴가며 읽었다. 어느 평론가가 덧붙인 글과 마지막의 작가의 말까지 빼놓지 않고 읽었다. 작중 인물들에서 ..
기쁨도 슬픔도 모두 나의 것, 잘못된 감정은 없다, 아파도 아프다 하지 못하면 (최기홍) 아이를 키우는 아빠로서 아이의 감정을 포착하고 그 감정이 어떤 것인지 읽어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런 작업을 ‘감정 코칭’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 작업이 말처럼 그렇게 간단하지 않습니다. 전문가들은 ‘감정 코칭’을 잘 하려면 부모가 먼저 자신의 감정에 대한 감정, 무의식적 반응인 ‘초감정’(meta-emotion)을 깨달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이 과정을 통하여 먼저 자신의 감정을 다스릴 수 있어야 아이에게 감정 코칭을 할 수 있는 준비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아빠로서 저는 제 자신의 감정에 대하여 그다지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머리로는 ‘아이에게 감정 코칭을 해주어야겠다’라고 생각을 하면서도,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제 감정 때문에 감정 코칭은 시도도 못하고 실패로 돌아가기..
무반응은 사람의 마음을 갉아먹는다 사회심리학자 해리 T. 라이스(Harry T. Reis)는 「관계학의 성숙을 위한 단계」(Steps Toward the Ripening of Relationship Science)라는 논문에서 그가 생각하는 관계학의 핵심 구성 원리를 한 문장으로 제시했다고 한다. “배우자와의 관계는 파트너가 우리에게 반응하는 것을 감지할 때 더욱 강화된다.” 여기서 말하는 ‘반응’은 크게 세 가지로, 이해 (내 배우자는 내가 나 자신을 어떻게 인식하고 내게 무엇이 중요한지 알고 있다)인정 (내 배우자는 나라는 사람과 내가 원하는 것을 존중한다)배려 (내 배우자는 내가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게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돕는다)이다. 우리는 배우자가 나와 같은 방식으로 나를 보고, 받아들이고,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게 도와주기..
허슬, 멈추지 않는 추진력의 비밀 (닐 파텔 등) 서평을 써야해서 억지로 밑줄까지 그어가며 읽긴 했지만 (사실 읽는 재미가 아주 없지도 않았지만) 이제 이런 책은 가급적 피하련다. 살면서 내가 앞으로 몇 권의 책이나 더 읽을 수 있을까. 평생 6,000권 정도의 책을 읽을 수 있다고 하는데, 아무 책이나 집히는 대로 읽으며 살고 싶지는 않다. 처음 이 책에 꽂혔던 이유는, 사람들이 ‘리스크 회피’를 이유로 ‘실패’를 회피하는 바람에 성공에서 더욱 더 멀어지게 된다는 점을 지적하였기 때문이다. 즉, 무언가를 배우고 더 나아지려면 적당한 ‘리스크’를 감수하고 때론 실패를 맛보기도 해야하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리스크를 피하는 것에만 급급해서 ‘성공 = 실패하지 않는 것’으로 정의해버린다는 이야기였다. 그러므로 “매일 작지만 조금씩 감당할 수 있는 고통을 감..
기획자의 습관 (최장순) 브랜드 컨셉을 만들고 다듬는 일을 하는 저자가 자신의 업무 요령 같은 것들을 모아서 책으로 펴냈다. 세태가 그러한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한 권의 책’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가볍고 짧다. 중언부언을 피하는 저자의 스타일이 반영된 것일 수도 있고, 읽는이의 입장에서는 쓸데없이 길지 않아서 좋기는 했는데, 책을 집어 들자마자 끝나버린 듯한 아쉬움이 있다. 어떤 사물 또는 주제가 이 시대의 사람들에게 어떤 모습으로 인식되고 있는지를 살피기 위해 구글 이미지 검색이나 인스타그램 해시태그 검색을 주로 한다는 대목은 참고할만 했다. 물론 그 이미지들을 보면서 키워드를 뽑아내고 연상 작업을 통해 새로운 ‘말’을 찾아내는 것은 온전히 기획자의 능력 또는 노력일 것이다. 저자는 책을 많이 읽지는 않는다고 한다. 직업적으로..
인류가 멸망하는 것이 반드시 나쁜가, 김대식의 인간 vs 기계 강한 인공지능이 가능하다면 인류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뇌과학, 뇌인지과학을 공부하고 KAIST 전기, 전자과 교수로 재직 중인 김대식 교수의 인공지능, 딥러닝(Deep Learning) 관련 강연을 활자로 재구성한 책. 이른바 ‘알파고(AlphaGo) 쇼크’ 이후 범람하듯 출간된 인공지능 관련 서적 중 하나인데, 얇기도 얇고 읽기도 쉽다. 기계에게 쉬운 일, 인간에게 쉬운 일과거 전통적인 인공지능 개발에서 겪었던 어려움은 바로 인간에게 쉬운 일(ex. 걸어 다니는 것, 물체 인식하는 것, 목소리를 알아 듣는 것 등)을 기계에게 구현시키기는 매우 힘들다는 점이었다(이른바, 모라벡의 역설Moravec's paradox). 먼저, 지능이 있다는 것은 ‘무언가를 인식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정의된다. 그러므..
멈추지 않고 허슬하려면 ‘10분 법칙’ 무엇이 좋은 습관이 알고 있더라도 이를 실행하는 일은 때때로 강한 저항감에 부딪힌다. 예를 들면, 식사 직후에 설거지 하기(설거지는 미루면 미룰수록 하기 싫어지고 힘들어진다), 알람을 끈 채 다시 잠들지 않고 새벽 5시에 곧장 일어나 달리기 등이다. 설거지를 하면 청결은 물론 기분이 개운해지고, 운동을 하면 틀림없이 활력이 느껴질 것을 잘 알면서도 우리는 왜 이렇게 실행을 주저하는 것일까? 그것은 우리가 인간이기 때문에 그렇다. 이럴 때, 사용할 수 있는 방법으로 '10분 법칙'이 있다. 이 법칙의 내용은 매우 간단하다. 바로, 아무것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그저 10분만 해보는 것이다. 10분 동안 하고, 그다음에 판단하는 것이다. 실행하고 싶은지 아닌지 스스로에게 묻지 마라. 계획하지 마라. 대신 씩..
내 어머니의 연대기 (이노우에 야스시) 서가를 거닐다 '어머니'라는 글자가 박힌 책을 볼 때면 그냥 지나칠 수가 없다. '일본 국민작가'라는 이노우에 야스시가 쓴 ⟪내 어머니의 연대기⟫를 집어든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다. ⟨꽃나무 아래에서⟩, ⟨달빛⟩, ⟨설면⟩, 이 세 단 편은 몇 년의 간격을 두고 쓰여지고 발표되었다. 이들을 묶어 «내 어머니의 연대기»라는 책으로 펴낸 것이다. 그렇다고 이 단편들이 실제로 어머니의 삶의 연대기를 전부 다루고 있는 것은 아니다. 어머니의 삶에 대한 기록이 시작된 것은 순전히 아버지의 죽음 때문이었다고 할 수 있다. 아버지의 죽음은 저자에게 지금껏 가리워 있던 죽음이라는 존재를 마주하게 되는 직접적인 계기였다. 이 계기에 관하여 저자가 쓴 표현을 아래에 옮겨봤다. 읽어보면 알겠지만, 참 멋스럽다. 부모라는 존..
하루키가 말하는 ‘오리지낼리티’의 조건 무라카미 하루키가 쓴 ⟪직업으로서의 소설가⟫를 읽었다. (하루키가 쓴 픽션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데, 그가 쓴 에세이는 매우 좋아한다.) 이 책의 주요 독자는 글을 써보고 싶은 사람들일테고, 나 역시 그 중 하나에 속하는데, 하루키가 그들을 위해서 아래와 같은 대목을 쓴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오리지낼리티는 그것이 실제로 살아 움직일 때는 좀체 형체를 알아보기 힘든 것입니다. 특정한 표현자를 '오리지널'이라고 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다음과 같은 조건이 채워져야 합니다. 1. 다른 표현자와는 명백히 다른 독자적인 스타일(사운드든 문체든 형식form이든 색채든)을 갖고 있다. 잠깐 보면(들으면) 그 사람의 표현이라고 (대체적으로) 순식간에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2. 그 스타일을 스스로의 힘으로 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