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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블로거라니/북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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랩 걸 — 나무, 과학 그리고 사랑 (호프 자런, 2017) 북유럽 가족 구성원들 사이의 멀고도 먼 감정적인 거리는 어려서 형성되기 시작해서 날마다 강화된다. 누구에게도 상대방에 대해 아무것도 물어볼 수 없는 문화에서 자라는 것, 상상해본 적이 있는가? ‘어떻게 지내니?’ 하는 일상적인 인사도 아주 개인적인 질문이어서 굳이 대답하지 않아도 되는 것으로 간주되는 문화 말이다. 나 자신을 괴롭히는 문제를 무슨 일이 있어도 다른 사람에게 말하지 않는 훈련을 받는 동시에 다른 사람의 문제는 그 사람이 먼저 말을 꺼낼 때까지 절대 입에 올리지 않고 기다려야 한다고 배우는 문화 말이다. 완전히 고립된 공간에서 식량을 비롯한 자원이 점점 고갈되어가는 길고도 어두운 겨울을 지나면서, 불필요하게 서로를 죽이는 일을 피하기 위해 침묵을 지켜야 했던 옛 바이킹 생존 전략의 흔적인지도..
재독(再讀, 다시 읽기, rereading)의 유용성, “재독은 전신운동이 된다” (오에 겐자부로, ⟪읽는 인간⟫, 2015) 오에 겐자부로의 ⟪읽는 인간⟫을 읽다 앞으로의 독서에 참고할 만한 방법이 소개되어 있어 옮겨보았습니다(p.38~42). 오에 겐자부로는 “재독(再讀, rereading), 즉 읽은 책을 다시 읽는 것은 전신운동이 된다”, 라고 하네요. (전신운동?) 책 한 권을 처음 읽을 때, 우리는 언어의 라비린스(labyrinth), 즉 미로를 헤매듯 독서하는 경우가 종종 있지요. 하지만 한 번 더 읽을 때는 방향성을 지닌 탐구(quest)가 됩니다. 무언가를 찾아 나서서 그것을 손에 넣고자 하는 행위로 전환되지요. 그것이 rereading, 한 번 더 읽는 까닭입니다.저는 이렇게 합니다. 한 권의 번역본을 읽습니다. 그리고 그 책에서 정말로 좋다고 생각하는 부분, 혹은 이해가 잘 가지 않는 부분에 각각 빨강과 파랑..
도시의 승리 - 도시는 어떻게 인간을 더 풍요롭고 행복하게 만들었나? (에드워드 L. 글레이저, 2011) 현대 대도시의 핵심적인 역설은 장거리 연결 비용은 떨어졌지만 인접성의 가치는 더욱 커졌다는 사실. 도시는 인접성, 혼잡성, 친밀성을 특징으로 한다. 도시는 기업에게 인건비, 토지비를 상쇄하는 생산성의 이점을 만들어준다.어느 나라든지 도시화와 번영 사이에는 완벽할 정도의 상관관계가 존재한다. 1인당 생산성, 주관적인 생활의 만족도 측면에서 그러하다. 도시의 인접성은 아이디어의 전파, 지식의 전파에 있어 중심적 역할을 해왔다.도시는 소규모 기업들과 숙련된 시민들이 많을 때 번성한다. 산업의 다양성, 기업가 정신 그리고 교육은 혁신을 만들지만, 헨리 포드의 대형 아이디어로 화려한 성공을 거둔 디트로이트 모델은 도시의 쇠퇴로 이어졌다.쇠퇴하는 도시의 대표적 특징은 경제 규모에 비해 주택과 인프라가 과도하게 많다..
창업가의 일 (임정민, 2017) 스타트업의 경쟁력은 돈을 적게 쓰는 데에서 나온다. 자본이 없다는 것은 스타트업이 가진 가장 큰 축복이다. 한정된 자원은 창업가를 천재로 만든다.세상은 점점 더 빨리 변하고,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큰 리스크다. 투명한 정보와 의사결정, 빠른 실행력이 큰 경쟁력이다. 다가오는 리스크에 더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스타트업이 오히려 덜 위험하다고 할 수 있다.견딜 수 있는 만큼 시간과 자원을 투자하며 최소한의 자원으로 최대한의 실험을 해서 제품시장적합성(product-market fit)을 찾아가는 것, 그리고 이 결과를 통해 투자자를 설득하거나 매출로 연결하는 전략을 세우는 것.창업가는 매 순간의 경험들을 배움의 기회로 삼아 머릿속에서 정리하면서 끊임없이 주의 깊은 연습을 한 사람..
채소의 기분, 바다표범의 키스 (무라카미 하루키, 2012) ‘소설가’ 하루키는 자신이 쓰는 ‘에세이’는 “맥주 회사가 만드는 우롱차” 같은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소설을 쓰고 남은 자투리 생각, 소재를 모아 에세이를 쓴다고. 그러나 이왕 쓰는 만큼 최고의 에세이를 쓰고 싶다고. (호오, 좋은 자세로군요, 하루키군.)책 제목은 맨 처음 실린 글과 중간 어디쯤 실린 글의 제목을 합친 것인데, 그러니까 전혀 관계 없는 두 에세이의 제목을 붙여서 이 에세이집 책 제목을 만든 것이다. 너무 대충이잖아, 싶어서 원제를 찾아보니 «커다란 순무, 어려운 아보카도»이다. 역시 에세이 2개의 제목을 이어서 붙였다. 딱히 선정 이유가 있는 것일까. 편집자들이 모여 앉아서 가장 좋았던 에세이를 꼽아봤더니 이렇게 1위, 2위를 했다던가.그렇게 놓고 보니, 일본어로 된 원제는 순무와 아보..
디자이너를 위한 BI 제작 가이드, 브랜드 디자인 (캐서린 슬레이드브루킹, 2018) 최근 우버(Uber)의 브랜드 리뉴얼 케이스을 보면서 ‘브랜드’와 ‘디자인’이 불가분의 관계라는 생각을 했다. 하기사 언어적, 시각적 표현 수단인 디자인을 빼놓고 브랜드를 논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이 책은 브랜드 (비주얼) 아이덴티티 만들기에 초점을 맞추어 브랜드의 본질, 필수 구성요소, 브랜드 전략, 디자인 프로세스, 리서치, 분석, 컨셉 개발을 설명한다.대학에서 그래픽 커뮤니케이션을 가르치는 저자가 디자이너 또는 디자이너 지망생을 위해 썼다. 뒤로 갈수록 실무적인 내용이 주를 이루지만, 디자이너에게 일을 맡겨야 할 입장에서도 참고하면 유익한 것들이다.원제는 «브랜드 아이덴티티 만들기 - 디자이너를 위한 가이드»(Creating A Brand Identity: A Guide For Designers)..
책은 답이 아니라 질문을 준다, 삶을 바꾸는 책 읽기 (정혜윤, 2012) 책을 읽는데 질문이 앞서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먹고살기도 바쁜데 언제 책을 읽나요?”, “책이 쓸모가 있나요?”, “읽은 책을 오래 기억하는 법이 있나요?”, “어떤 책부터 읽으면 좋을까요?” 돌이켜보면 나도 그랬던 것 같다. “어떤 책을 읽으면 좋을까?” 어릴 때는 남들이 읽는 책은 다 읽고 싶었고, 더 어릴 때는 남들이 읽어야 한다는 책을 읽어야 하는 줄 알고 살았다. 손에 집히는 책은 아무 책이나 읽던 시절이 있었고, 지금은 가급적 남들이 안 읽는 책을 읽으려 한다. 좀 더 늙으면 내가 읽는 책을 남들이 따라 읽어주길 바랄지도 모르겠다. 로망 아닌 노망. 이 저자의 글을 정말 정말 좋아한다. 내가 이상적이라 생각하는 스타일의 글을 쓴다. 그러나, 이 책의 제목만은 마음에 들지 않았다. ‘감히 ..
고정관념에서 출발하라, 생각하는 늑대 타스케 (서재근, 2015) 이 책의 특장점은 여느 기획방법론 책들과 달리 굳이 ‘이야기’ 형식을 취하고 있다는 것. 그게 왜 특장점인가. 좋은 이야기는 독자를 참여시킨다. 독자는 이야기에 빠져 유사 경험을 내재화한다. 실제로 책을 덮고 한참이 지나도 내용이 선명히 기억났다. 주인공인 5년차 광고인 김지학 대리의 성격이나 그가 처한 상황, 내부 경쟁 PT에서 패배한 그의 당혹감, 팀을 옮기면서까지 목표를 달성하고자 하는 집념, 새로운 팀에서의 변화, 배움, 도전 등등.이 책의 내용을 한 문장으로 압축한다면 “습관적인 생각을 벗어나야 통찰력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어떻게? “생각의 각도를 넓혀라.” 생각을 깊이 하라는 말은 많이 들어봤지만 각도를 넓히라는 말은 좀 낯설다. (물론 다양한 각도로 접근을 하라는 말은 많이들 쓴다...
기업이 꼭 착할 필요가 있는가, 착한 기업 콤플렉스 (이보인, 2015) 이 책이 던지는 질문은 꽤 도발적이지만 매우 상식적입니다: “기업이 꼭 착할 필요가 있는가?”이 질문을 조금 풀어서 써보면, “기업이 법 잘 지키고 이익만 잘 내면 그로써 '사회적 가치’를 다한 것이지, 기부를 포함한 사회공헌사업 — 이 책에서는 ‘착한사업’이라고 표현합니다 — 까지 열심히 해야 하는 이유가 뭔데?”, 라는 것입니다.이 질문에 대한 답은 아마도 매우 당위적이거나(“기업은 당연히 착해져야 한다.”), 계산적일 것입니다(“착한기업이 이익도 잘 낼 수 있다.”). 그러나, 글쓴이는 기업이 당연히 착해져야 한다는 주장의 당위성을 의심합니다. 그리고, 착한기업이 이익도 잘 낼 수 있다는 주장이 근거가 부족한 환상(이른바, ‘착한기업론’)에 가깝다고 말합니다.오히려 이러한 ‘착한기업론’이 조만간 위..
삶은 유한하다 - 간결함을 추구하라, 삶의 정도 (윤석철, 2011) “삶의 바른 길.” 이 책의 제목이자 이 책 제12장의 제목인데, 참으로 거창하다. 책 표지에 써 있는 “윤석철 교수의 제4의 10년 주기 작(作)”이란 문구는 읽는 이의 부담을 가중시킨다. 내가 감히 이런 책을 읽어도 되는가 하는 고민이 든다.그러나, 실은 아주 친절한 책이다. 짜임새 있고 세밀한 목차(3부 12장)는 이것만 읽어도 대강의 책 내용을 짐작할 수 있을 정도다. 본문 중간중간에 독자의 이해를 도울 목적의 상세한 예시, 설명이 달려있다. 책의 마지막에 이르러서는 전체 내용, 즉 ‘삶의 정도란 무엇인가’, 를 단 세 문단으로 요약・정리까지 해준다. (아래)인간의 능력이 무한하다는 말은 인간을 격려하기 위한 구호에 불과하다. 인간의 능력은 엄연한 한계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인간은 자기 능력의 ..
한가위 연휴 때 읽을만한 책 3 바로 오늘부터 총 5일 간의 한가위 연휴가 시작됩니다. 연휴를 알차게 보내는 방법 중 하나는 평소 읽고 싶었던 책을 틈틈이 읽는 것이지요. 책 빚이 밀린 분들은 이번 기회에 많이 갚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번 한가위 연휴 때 어떤 책을 읽으면 좋을까 고민하시는 분들을 위해 아래와 같이 3권의 책을 고르고 선정 이유를 간략히 써보았습니다.서먹해진 부모님을 다시 한 번 이해해보고 싶다면, ⟪우리가 했던 최선의 선택⟫ (티부이 지음, 내인생의책 펴냄, 2018)그래픽 노블입니다. 그림책이라는 얘기지요. 그래서 읽기 편합니다. 이동 중에도 펼쳐서 읽을 수 있습니다. (이동 중에 오래 보면 눈이 나빠지니 주의하세요.) 단점이 있다면 책이 크고 무거워서 휴대하기 불편합니다. 그리고 내용이 진지하고 그림체도 어둡습..
고성과자를 모셔오는 게 최고의 인사전략이다, 파워풀 (패티 맥코드, 2018) 넷플릭스를 처음 접했을 때의 감동을 내 어찌 잊으랴. 일단 한 번 써보도록 하는 넉넉한 한 달 무료 정책, 완성도 높은 오리지널 콘텐츠, 버퍼링이 느껴지지 않는 스트리밍, pc/mobile/tv 등 여러 디바이스 사이를 부드럽게 넘나드는(seamless) 인터페이스, 마지막으로 online chat으로 사용해지-결제취소-환불까지 즉시 한 큐에 처리해주는 쿨한 사용자 경험까지. 과연 글로벌 레벨이구나, 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반면, 국내 IPTV 서비스는 여전히 버벅대면서 구동이 되고, 유료 콘텐츠를 틀어도 광고 몇 개는 피할 길이 없다. (대체 왜?) 비디오・DVD 렌탈서비스로 시작하여 글로벌 스트리밍・콘텐츠 플랫폼으로 우뚝 선 넷플릭스의 ‘성공’을 부정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럴수록 그 비결을 궁금..
널 위해 ‘해고’를 준비했어…, 파워풀 (패티 맥코드, 2018) 프롤로그스타트업의 세계로 뛰어든 후 깊이 깨달은 게 있다. 사람들은 저마다 힘을 갖고 있다는 사실이다. 회사의 일은 직원들에게 권한을 부여하는 것이 아니다. 직원들 자신이 힘을 가지고 출근한다는 사실을 상기시키고, 그들이 실제 힘을 행사할 수 있는 상황 조건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한번 그렇게 해보라. 직원들이 얼마나 엄청난 일들을 해내는지를 보고 깜짝 놀라게 될 것이다. (p.19)정책과 절차를 폐지하고 직원들에게 권한을 준다는 것이 난투극에 가까운 조직문화를 만들자는 건 아니다. 넷플릭스는 관료주의를 벗겨내면서 모든 팀, 모든 직급의 직원들이 핵심적인 일련의 행동들을 훈련받도록 코치했다. 나는 내 사전에서 '정책'과 '절차'란 단어를 없앤 반면, '훈련'이란 단어는 눈에 확 띄게 써두었다. (p.20)..
고독하고 자유로우며 위대한 개인의 발견, 어떻게 휘둘리지 않는 개인이 되는가 (홍대선, 2018) 데카르트, 스피노자, 칸트, 헤겔, 쇼펜하우어, 니체. 누구나 한 번은 그 이름을 들어보았을 위대한 철학자 6인의 독특하고 유별난 사생활이 저자의 담백한 입담을 빌어 TMI급으로 펼쳐진다. 재미있다. 이 여섯 사람, 그 독창적 사상 만큼이나 평범하지 않은 삶을 살다가 갔다. 게으름뱅이(?) 데카르트는 ‘10시간 취침 생활’을 했다. 스웨덴 여왕의 초청을 받아들여 “바위와 얼음 한가운데 있는 곰의 나라”로 가지 않았더라면 좀 더 오래 살았을지도 모를 일이다. 성공한 무역업자의 아들로 태어난 스피노자는 철학적 소신을 지키다 유대인 커뮤니티에서 추방당하고 렌즈 세공을 하며 평생을 빈궁하게 살았다. 그의 추종자들로부터의 후원도 최소한으로만 받아들였다. 고독한 ‘개인’이었지만, 끝까지 자유로운 ‘개인’이었다. 시..
정리를 하면 시간을 번다, 나는 오늘 책상을 정리하기로 했다 (Emi, 2018) 이 책의 대전제는, 책상과 생각을 정리하면 업무 시간이 줄어들고 그 대가로 가족과 보내는 소중한 시간이 주어진다, 라는 것이다. (정말 그럴까? 업무 시간이 줄어들면 더 많은 업무를 하게 되는 건 아닐까?)아래 내용을 읽고 실천해보며 어디 정말로 그러한지 한 번 검증해보자.책상 정리'1분야 1안건'으로 수납상자를 만들어라. (1분야 1안건이 한 수납상자에 다 들어가지 않을 정도로 서류의 양이 많으면 어떻게 하지?) 박스 하나가 가득차면 프로젝트가 끝날 때까지 미루지 말고 그 단계에서 바로 정리를 하라. 프로젝트가 될지 말지 모르는 안건이나 단시간에 끝나는 안건의 서류와 메모는 '진행 중'이라는 라벨을 붙인 상자를 만들어서 관리하라. 마스킹테이프로 꾸미거나 라벨프린터로 뽑은 라벨을 붙여라.서류 보관은 클리..
기획은 2형식이다 (남충식, 2014) “기획이란 ‘문제’(P for Problem)-‘해결’(S for Solution)이다.”이 2형식 문장 하나가 이 책의 전부입니다. 정말 단순하죠? 그런데 책을 읽고 나면 이 단순한 문장 속에 어떤 깊이가 느껴집니다. 책을 통해 저자의 내공을 맛봤기 때문이죠.기획저자가 말하는 기획은 ‘기회’ + ‘ㄱ’ 입니다. 말장난같죠? 그런데 묘하게 설득력이 있습니다. 창조적인 사람들은 이 ‘ㄱ’에서 인간의 관점을 발견하는 사람이라고 합니다. 그렇게 해서 군더더기를 걷어내고 본질적인 것만 남기는 단순함의 미학을 발휘하는 것이죠.문제현상(Phenomenon)을 관찰하여 문제(Problem)의 본질을 찾는 과정입니다. 문제는 주어지는 것이 아니고 규정하는 것입니다. 이 문제 규정이야말로 기획 과정의 가장 핵심적인 부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