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작’이라는 평가가 아깝지 않다. 더도 덜도 말고 딱 10부작. 이 안에 흥미롭고 신비로우며 따뜻한 이야기를 차분히 쌓아올렸다. 빼어난 작화는 한 편의 아름다운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한 착각마저 불러일으킨다.

이 작품 속 편지는 탐색의 대상이요, 우정과 사랑의 매개체다. ‘연’이 남긴 편지가 ‘수리’를 ‘동순’에게 이끌고, 이 둘은 함께 ‘연’의 편지를 찾으며 우정을 쌓는다. 그리고, 자신들의 친구 ‘연’에게 닿고자 그가 남긴 다른 편지를 찾는다.

하지만 정작 이 작품 속 나의 마음을 울렸던 편지는 또 다른 누군가가 ‘수리’에게 보낸 것이었다. 너는 잊은 줄 알았건만…, 잊지 않고 자신의 마음을 전한 그 편지였다. 그 덕에 ‘수리’는 스스로 만든 생각의 성에 갇히지 않을 수 있었다.

편지의 힘이다. 마음이, 마음을 담은 메시지가 실물로 남는다. 마음은 변하고, 말은 사라져도, 편지는 남는다. 그때의 마음은, 그때의 말은, 진짜다. 편지를 받으면 진짜의 기운이 전해진다. 그게 힘이 된다.

편지는 발신자와 수신자 사이에 시차를 발생시킨다. 발신자는 차마 직접 전하지 못한, 그럼에도 꼭 하여야 하는 이야기를 전하고 싶을 때, 수신자의 반응을 마주할 용기가 없을 때, 수신자에게 자신의 마음이 닿기를 바라며, 수신자의 응답을 기다리며, 편지를 쓴다.

나는 요즘 틈만 나면 예쁜 엽서를 산다. 그리고 거기에 주로 어머니에게 그리고 아내에게 편지를 쓴다. 전화를 편하게 받으실 수 없는 어머니에게, 매일 만나기 때문에 전화를 하면 용건만 간단히 하게 되는 아내에게, 편지를 쓴다. 어머니에게 반가움의 기억을 일깨워드리려, 아내에게 바쁜 일상에 휴식을 주고자, 편지를 쓴다.

전화를 할까, 문자를 보낼까,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다 결국 펜을 들고 마는, 그 어렵고 복잡한 마음이 표현되어 있어서 반가웠다. 마음이 뒤숭숭한 어느 날, 마음을 터놓을 친구 하나가 소중한 누군가가, 너와 나밖에 모르던 아지트 같은 공간을 회상하며, 편안한 마음으로 보면 참 좋을 작품이다.

레이디 버드 (2017)

‘레이디 버드’는 ‘크리스틴’(시얼샤 로넌Saoirse Ronan)이 직접 지은 자신의 이름이다. 부모 품을 떠나 멋진 동네로 훨훨 날아가고픈 소망을 꾹 눌러담은 작명이랄까.  

초등학교 때였나. 처음으로 이메일 아이디를 만들 때가 떠오른다. 부모로부터 받은 이름이 아닌 나를 지칭할 새 단어를 찾아야 했던 그 짧은 순간의 묘한 설렘이 기억난다. 어떻게든 멋진 이름을 붙여보고 싶어 영어사전을 뒤적였다. 나는 누구인가, 라는 무거운 질문에 나는 무엇이다, 라고 과감한 답을 내밀 수 있는 무모한 용기.

그래도 그 이메일 아이디를 실제 생활에서까지 “안녕. 나는 ⃝⃝이야.”라고 하면서 말하고 다니지는 않는다.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지, 라고 생각하지 않나, 보통?

내가 바로 ‘레이디 버드’님이시다.

그러나, ‘크리스틴’ 아니 ‘레이디 버드’는 다르다! 누구와 만나도 당당히 “안녕. 난 레이디 버드야.”라고 자신을 소개한다. (그리고는 악수를 청한다.) 이게 인사다. 학교 선생님들이 자신을 “크리스틴~” 하고 부르면 즉시 “레이디 버드”라 불러달라고 정정할 정도다. 10대 사춘기를 통과하는 소년 소녀라고 해도 이 정도의 자의식은 확실히 남다르게 느껴진다.

이 ‘레이디 버드’도 여느 10대와 같은 고민을 한다. ‘대학 진학’으로 대변되는 진로 고민, 연애 고민, 우정 고민 그리고 무엇보다 엄마와의 관계 고민.

그렇다. 이 영화는 청춘 성장물이다. 지금껏 수많은 소설, 드라마, 만화, 영화에서 반복해서 다루어졌고, 지금도 다루어지고, 앞으로도 다루어질, 바로 그 소재다. 그래서 식상한가 하면 전혀 그렇지 않다. 그게 이 영화의 매력이다.

일단은 코미디다. 나는 어떤 이야기든 어떤 결론이든 코미디를 기본으로 깔고 가는 걸 좋아한다. 그래야 잔뜩 쪼그라든 마음을 조금은 편안하게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2000년대 초반에 고등학교를 다녔기 때문에 공감의 폭이 넓을 수밖에 없다. 자전적 이야기가 아니라고는 했지만, 각본을 쓰고 연출을 한 — 주목받는 배우이기도 한 — 그레타 거윅(Greta Gerwig)이 1983년생이고, 그 시절 유행하던 팝송, 대중문화 등 그 시대의 ‘갬성’이 곳곳에 재현되어 있다.

이 누나가 그레타 거윅. 사진 참 멋있죠잉.

그리고 장소적 배경이 되는 ‘새크라멘토’. 캘리포니아의 주도이지만 LA, SF, SD에 비해 특색 없고 따분한 도시로 그려지는 이 동네의 풍경이 어쩐지 내가 나고 자란 ‘대구’라는 도시와 여러모로 닮은 느낌이랄까. 경관은 다르겠지만, 그 도시에서 나고 자란 사람들 역시 그 도시를 벗어나 서울로 가고 싶어한다는 점이 닮았달까.

그래서 나의 연년생 누이에게 이 영화를 보여주고 감상을 묻고 싶었다. 우리도 ‘레이디 버드’처럼 이불킥 투성이 사춘기를 보내지 않았느냐고, 넉넉하지 못한 가정환경이 은근히 신경이 쓰이지 않았느냐고, 나를 꾸미기 위해 이런저런 부끄러운 거짓말들을 하지 않았느냐고, 부모님을 절대 이해하지 못할 것만 같던 때가 있지 않았느냐고.

스타트업에서 브랜드 마케팅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젊은 마케터 네 사람의 일, 영감 그리고 취향에 관한 이야기. 왠지 비슷할 것 같은 네 사람의 공통점 만큼이나 차이점이 많아서 신기하다. 

일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갖고 있을 궁금증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일하고 있을까’를 해소할 수 있는 좋은 기획물. 다만, ‘다른 사람들이라고 해서 크게 다를 것이 없는지도 모른다’는 조금은 허무한 결론. 

빛나는 커리어를 쌓아올린 이들의 회고적 무용담이 아니라 현재진행형인, 그래서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사람들의 고민과 경험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는 글이라서 좋았다.

마케터가 되고 싶은 분들에게 블로그 운영을 추천합니다

블로그가 마케팅을 공부하기에 정말 좋은 이유가 몇 가지 있어요. 우선 블로그 서비스를 통해 플랫폼과 채널에 대해 공부하게 돼요. 또 콘텐츠 기획, 검색엔진에 대한 최적화, 방문자 분석, 재방문 유도, 통계 보는 법, 방문자와의 커뮤니케이션 등에 관해서도 고민하게 되죠. 여기에 블로그를 성실하게 관리하며 끈기까지 기를 수 있어요. 마케터가 되고 싶은 분들에게서 “마케팅을 위해 지금 당장 뭘 하면 좋을까요?”라는 질문을 많이 받아요. 그럴 때면 저는 항상 “블로그를 운영해보세요”라고 대답합니다. 이 안에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승희, 이 책, 45~46쪽)

마케터의 세 가지 미덕은 관찰, 피드백 흡수, 인간에 대한 이해 입니다

센스는 관찰입니다. 어떤 대상을 사랑하면 관찰력이 키워집니다. 마케터라면 브랜드를 의도적으로 사랑하고, 브랜드의 대상도 애정을 갖고 관찰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다양한 문제점을 발견하고 해결할 수 있으니까요.

방법은 하나예요. 물어보고 또 물어봤습니다. 일을 할 때마다 결과물이 어떤지 주변 사람들에게 무수히 물어봤어요. 잘하는 사람들은 이미 어떤 경지에 도달했고, 누구보다 자기 일에 대해 잘 아는 사람들입니다. 잘하는 사람들 옆에 계속 있으세요. 그렇게 처음에는 받아들이는 양이 차고 넘쳐야 합니다. 그것이 곧 피드백입니다. 계속 흡수하다 보면 보는 눈이 점차 생긴다고 믿습니다.

세상 만물과 사람에 대해 관심을 쏟는 일은 마케터에겐 피할 수 없는 숙명인 것 같습니다. (이승희, 이 책, 48~50쪽)

마케터에게도 포트폴리오가 필요하다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다니는 디자이너는 많아도 포트폴리오를 갖고 다니는 마케터는 드물었거든요. 포트폴리오를 가방에서 꺼낼 때, 저는 일종의 치트키를 쓰는 기분이 들어요. 여러분도 나만의 포트폴리오를 한번 만들어보세요. 자기 일을 스스로 되돌아보며 정리해볼 수 있고, 깔끔하게 하나의 파일로 완성된 포트폴리오는 그 자체만으로 성취감을 높여줍니다. (정혜윤, 이 책, 66~68쪽)

캠페인 진행 시 마케터들이 지켜야 할 세 가지 사항

첫째, 다른 사람도 한눈에 이해할 수 있도록 프로젝트 리포트를 작성할 것. 둘째, 구글 스프레드시트로 전체 일정을 공유하고 진행할 것. 셋째, 모든 작업물은 구글 드라이브에 공유할 것. 계획을 세울 때는 항상 ‘사전 작업 - 이벤트 당일 - 후속 작업’ 순서로 시간표를 짜고,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펼쳐서 생각합니다. (이승희, 이 책, 241쪽)

마케터가 할 수 있는 일의 종류

  • 온라인 : 웹사이트, 온라인 광고 블로그, 뉴스레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 오프라인 : 이벤트, 전시, 공연, 강연, 콘퍼런스, 굿즈, 브로슈어 등 인쇄물 제작
  • PR : 보도자료 배포, 기획기사, 인터뷰
  • 함께 : 내부 - 브랜드 내재화, 사내문화 / 외부 - 프로젝트, 콘텐츠 협업
(정혜윤, 이 책, 256쪽)

마케터가 일하기에 앞서 던져야 할 질문

우리는 누구고 이 일을 왜 하지? 내 이야기를 듣고 행동할 사람은 누구지? 무엇을 만들든 시간이 흐른 뒤에도 모아놓고 봤을 때 갖고 싶게 만드는 겁니다. 따로 노는 게 아니라 합쳐졌을 때 더 매력 있어 보이도록. (정혜윤, 이 책, 256~257쪽)

브랜드 마케팅 캠페인 구성 차트

  • 영감 전달하기 (Inspire) : 여행하는 방식을 다시 생각할 수 있도록 영감을 불러일으키기
  • 연결하기 (Connect) : 각자의 취향과 연결된 구체적인 메시지 전달하기
  • 참여시키기 (Empower) : 자신에게 맞는 여행 경험을 발견할 수 있도록 에어비앤비 사용자 참여시키기

(손하빈, 이 책, 281쪽)


딕 모리스(Dick Morris)가 쓴 《파워게임의 법칙》(POWER PLAYS: Win or Lose--How History's Great Political Leaders Play the Game)에 따르면, 파워게임의 승자에게는 대체로 다음과 같은 공통점이 있다고 한다:

  1. 용기
  2. 겸손함
  3. 도덕적 규율에 대한 두려움
  4. 낙관적이고 유쾌한 사고
  5. 올바른 원칙

첫째, 용기. 

과감성은 승리의 요건 중에서도 필수 요건이다. 적대적인 상대와의 싸움은 역사나 인생에서 불가피한 요소이다. 용기는 무기를 움직이는 가장 강력한 원동력이다. 용기의 반대인 두려움은 꼼수를 부르게 된다. 두려움은 비도덕적인 방법에 대한 유혹을 불러일으킨다. 리더라면 때론 잔혹한 방법, 비도덕적인 방법을 쓸 수밖에 없는 상황에 몰릴 때가 있다. 하지만 용기를 가진 리더는 잠깐 그런 방법을 쓴 다음에는 과감히 버린다.

둘째, 겸손함.

이것은 겸손한 척할 줄 아는 것 이상을 뜻한다. 도도한 역사에 비한다면 자신은 한낱 잔물결에 불과하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 그들은 자신에 대해 냉정한 시선을 갖고 있는 것이다. 파워게임에 임하는 리더에게 겸손함이란 생존의 무기와도 같다. 겸손함은 성공의 부작용 가운데 하나인 오만함을 견제하여 객관적인 상황 판단을 가능케 한다. 또한 반대파나 이견 집단에 대한 포용력을 높여준다.

셋째, 도덕적 규율에 대한 두려움.

파워게임의 장에서 도덕이란, 유일무이한 절대 규칙(The Rule)이 아니라 하나의 규칙(a rule)일 뿐이다. 하지만 도덕률은 중요하다. 대개 훌륭한 원칙을 갖고 있는 리더들은 ‘정치력’을 발휘하지 비도덕적인 꼼수를 쓰지 않는다. 그들은 원칙과 그에 대한 신념, 헌신에서 우러나오는 힘(또는 카리스마)을 통해 상대를 압도하고 동료들의 존경을 받는다.

넷째, 낙관적이고 유쾌한 사고.

리더십이 발휘되어야 하는 것은 위기의 순간이다. 대중은 그럴 때마다 낙관주의와 유쾌함에 깊은 매력을 느낀다. 불안한 마음을 달래주고 미래에 대한 희망을 느낄 수 있게 되어서이다. 정신적인 여유를 갖기 위한 노력은 매우 중요하다. 끊임없이 사태를 관찰하고, 합리적인 방안을 찾고, 과도한 욕심을 억제하는 태도가 정신적인 여유를 가져온다.

다섯째, 올바른 원칙.

올바른 원칙은 역사의식, 대중의 욕구에 대한 애정어린 관심, 자기 삶에 대한 열정과 책임감에서 우러나온다. 원칙이 없는 자가 리더가 되면 정말 불행한 일이 벌어질 수밖에 없다.


이겨야 할 때 이기지 못하면 꿈을 이룰 수 없다

파워게임이란 것은 분명 승리가 중요한 게임이다. 하지만 승패와 무관할 것 같은 요소들, 다시 말해 원칙과 겸손함 등의 요소가 궁극적으로는 승패를 좌우하는 것이 또한 파워게임이다. 앨 고어의 경우에서 볼 수 있듯, 그리고 카터 대통령이나 우드로 윌슨의 경우에서 볼 수 있듯, 이겨야 할 때 이기지 못하면 꿈을 이룰 수 없다. 그리고 그들의 패배로 인해 역사는 엄청난 굴곡을 겪고 대중들은 고통을 받게 된다. 내(저자)가 비록 돈을 받고 전략을 파는 ‘모사꾼’에 불과하지만, 높은 꿈과 야망을 가진 사람이라면 나(저자)의 조언에 관심을 가져주길 바랄 뿐이다.


그림가게, 미나리하우스.

낙산공원에서 이화장 쪽으로. 산책하기 참 좋은 동네에 위치하고 있다.

1층에서 허승희 작가의 개인전 <Pale Blue>를 하고 있었다. 2층은 코워킹스페이스로 사용할 수 있는 모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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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이화동 9-14 | 미나리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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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한 해에 봤다면 두말없이 올해의 영화로 꼽았을 듯. 이야기의 힘, 영상, 음향. 허투루 버리는 것 하나 없이 잘 압착된 고농도 고밀도 작품이다. 흡입력과 몰입감이 대단하다. 과장을 좀 보태서 주변 산소 농도가 옅어지는 느낌이 들 정도. 포스터만 보고 <나르코스>와 비슷한 영화려나 생각했는데, 완전 딴‘판’이었다. (‘메데인 카르텔’이 언급되므로 배경이 겹치기는 한다.)





‘케이트’(에밀리 블런트)의 작전 현장에서 영화가 시작되고 그 이후에도 그를 등장시키며 이야기를 끌어가기 때문에 마치 그가 주인공인 것처럼 보이는데, 이건 배후의 더 큰 이야기를 감추기 위한 일종의 장치였다. 빤한 수법이라고 할 수 있지만, 효과적이었다. 결국 그는 더 큰 이야기의 중심에 다가가지 못하고 주변에 머무른다. 그와 동일시 되는 관객 또한 마찬가지다. 엄연히 존재하고 있었지만 자신은 몰랐던 참혹한 세계 또는 세계의 이면을 당혹스런 눈으로 바라보던 ‘케이트’의 눈빛이 기억에 남는다. 그 장면들을 바라보던 관객의 눈빛이 꼭 그러했을 것이다.


이 영화를 관통하는 정서는 ‘무력감’이다. 내가 주인공인 줄 알고 살았는데 고작 장기판의 말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어떠한 희망도 보이질 않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정녕 아무 것도 없다는 현실을 직시할 때의 바로 그 느낌. 내가 지켜온 법규와 원칙은 더 큰 ‘판’의 법규와 원칙 밑에서 무력해진다. 지금의 나로선 그게 맞는지 틀린지 판단조차 되지 않는다. 그 상황에서 나는 총을 겨누고도 끝내 방아쇠를 당기지 못한다. 당길 힘이 없는 것도 아니고 당기지 않을 이유가 없는 것도 아닌데, 결국 하지 못한다.


이 영화에서 가족, 특히 아이가 등장하는 장면은 극히 드물다. 딱 세 명의 아이가 등장하는데, 그들이 화면에 등장하면 불안해지기 시작한다. 보호받아야 할 존재인 그들에게 닥칠 것이 불행 밖에 없다는 것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결국 한 아이는 아버지를 잃고, 나머지 두 아이는 아버지와 함께 죽는다. 그밖에 가족, 아이 이야기가 튀어나오는 것은 작전 투입 여부를 정할 때 뿐이다(“결혼했나? 아이가 있나?”). 이 영화에서 아이는 거추장스러운 존재일 뿐이다. 그건 이 영화의 배경 때문에 그렇다. 전쟁터 같다고? 글쎄, 전쟁터에서도 사랑은 꽃핀다고 하지 않던가. 지옥에서는 아닐 것이다.

부산 로컬 힙스터들만 간다는 베르크 로스터스 (WERK ROASTERS) 다녀왔다. 


‘전포동 카페거리’가 있는 동네(부산 지하철 2호선 전포역 부근)이긴 하지만 큰 길을 한 번 건너야 갈 수 있다. 모바일로 맵 켜고 골목 골목 찾아가는 맛.





주문을 지하 1층에서 한다. 중간에 놓인 파란색 스탠딩 테이블에서 바리스타와 마주 보며 주문을 하면 된다. 커피와 빵을 들고 2층으로 올라가야 한다. 낮에 테라로사 커피를 마시고 와서 그런가. 커피 자체에 큰 감흥은 받지 못했다.





2층의 모습은 이렇다. 교회, 성당 같은 종교기관에서 쓰는 긴 의자가 놓여져 있다. 별 다른 마감 없이 벽면을 그대로 노출했다. 어두운 조명 속에서 사카모토 류이치가 연주했을 법한 음악이 크게 울려퍼진다. 대낮엔 대체 어떤 분위기일지 상상이 잘 안 된다.





1층. 로스팅 겸 사무실을 겸하는 공간으로 보인다. 전면 통유리로 내부가 훤히 들여다보이지만 실제로 들어갈 수는 없다. 대기자가 많을 때는 주로 여기에 앉아서 기다리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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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부산진구 전포동 356-6 | 베르크로스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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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강남비율성형외과 2018.10.20 11:27 신고

    되게 독특한 분위기의 카페네요 ㅎㅎ 잘보고 갑니다~

‘책’을 주제로 한 모든 공간들을 가 본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지금까지 내가 가봤던 곳들 중에서는 가장 완성도가 높았다고 생각한다. 물론, 한국에서.

“Eternal Journey”라는 이름만 들었을 때는 너무 거창하지 않은가 싶었는데, 아난티 코브의 태그라인 “A Spirit of Journey”를 확인하고는 꽤 괜찮은 네이밍이라고 수긍했고, “Soul Clinic of Ananti”라는 설명도 괜찮았다.

주제별 서가는 물론 주제별 매대도 있다. 어느 것 하나 허투루가 없이 매우 세심하게 기획된 느낌을 받았다. 기획자의 편집력이 한껏 발휘된 결과물을 둘러보며 즐거웠다.

“완역본” 옆에 “진짜의 힘”이라고 써붙인 것이나 “핑크” 책들, “서울-부산 KTX 소요시간 2시간30분을 알차게 보낼 수 있는 책 모음” 같은 것들, 특히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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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기장군 기장읍 시랑리 704-1 | 이터널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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