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에 있는 이탈리안 레스토랑. 세 번 놀랐다.


“여기 사장님 혼자서 요리도 하고 서빙도 하고 다 하는 곳이야.”라는 설명을 듣고 ‘원 테이블 레스토랑인가’ 싶었는데, 생각보다 홀이 넓어서 놀랐다. ‘여길 혼자서 다 하신다고?’


손님 응대와 테이블 셋팅, 주문까지 혼자 받으시면서, 메뉴 개수가 적지 않고, 파스타의 경우 옵션이 다양 - 소스/토핑/면 종류 선택이 가능 - 해서 놀랐다. ‘부지런함의 끝이란 이런 것인가?’


오… 맛있었다. 재료도 신선했다. 가격도 적정했다. 그래서 놀랐다. 실은 한 번 더 놀랐다. 산만하게 떠드는 아이들에게 친절히 마카다미아 쿠키랑 하리보 젤리까지 건네주셨다. (먹고 조용히 있으라는…) 그 세심함과 친절함에 감사했다.


스틱! 으로 유명한 칩 히스, 댄 히스 형제의 신작입니다. 저자들이 말하는 ‘결정적 순간’이란 “오래 기억되고 깊은 의미를 지닌 짧은 경험” 입니다.


돌이켜보면, 어떤 기억들은 우리의 뇌리에 오래도록 남습니다. 반면, 어떤 기억들은 그 기억을 잊었다는 사실 조차 잊을 정도로 사라져버립니다.


대체, 무엇이 그 차이를 만드는 것일까요. 그 차이를 알게 되면 우리는 일상 속에서 오래 기억되고 의미 있는 경험을 만들 수 있게 될까요.


일단, 저자들은 ‘결정적 순간’에는 4가지 요소가 있다고 합니다:

  1. 고양 - 감정이 고조된다
  2. 통찰 - 불현듯 진실을 깨닫게 된다
  3. 긍지 - 긍지를 갖게 된다
  4. 교감 - 연결된 느낌을 받는다

위 네 요소를 모두 만족시키는 그야말로 결정적 순간을 인위적으로 의도적으로 만드는 것이 과연 가능할까요. 사실 많은 기업과 전문가들은 그런 ‘고객 경험’(user experience)를 설계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쉬운 일이 아니지만,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는 얘기입니다.


“열광적인 팬을 만들고 싶다면 탁월하고 뛰어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며, 거기에는 절정이 필요하다. 그리고 절정은 저절로 생겨나지 않는다. 그것은 만들어진다.” (76쪽)


저는 이 책을 통해 업무에서 일상에서 참고할 만한 몇 개의 팁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 [절정-대미 법칙] 우리는 경험을 평가할 때 대개 2개의 순간 - 절정(최고 또는 최악)과 마지막 - 기준점으로 삼는 듯 보인다.
  • 고객을 만족시키고 싶다면 굳이 세세한 부분까지 집착할 필요가 없다. 몇몇 환상적인 순간들을 만들어 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
  • 은행들이 고객의 충성심을 얻기 위해서는 앞다투어 경쟁하면서도 고객의 삶에 있어 중요한 순간에는 아무 관심이 없어 보인다.
  • 어떤 분야에서든 만족도가 가장 높은 고객들이 더 많은 돈을 소비하는 경향이 있다.
  • 통찰이 행동으로 이어지기보다 행동이 통찰로 이어지는 경우가 더 많다.
  • 위험은 위험이다. 자기 확장이 보장해주는 것은 성공이 아니다. 그것이 당신에게 주는 것은 배움이다. 자기통찰이다.
  • [레벨업 전략] 목적지에 이르는 길 중간에 특별히 기념할 만한 이정표를 세워라.
  • [이정표 효과] 우리는 모두 이정표를 사랑한다. 이정표는 우리가 결승점에 도달하게 한다.
  • 반응성과 솔직함이 결합하면 친밀감이 빠른 속도로 발전한다.

이런 반론(혹은 딴지)도 가능할 것 같습니다. ‘왜 굳이 결정적 순간을 만들어야 하는가?’ 저자들은 이렇게 답합니다. “결정적 순간은 그 자체로 목적이다. 일터에서, 당신이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을 위해 그리고 당신 자신을 위해 아무런 부차적 영향도 없이 기억에 남는 순간과 의미 있는 경험을 창조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목표다.” (283)

‘끝 경험’이 중요합니다.


광고성 문자 무료 수신 거부. 모든 광고성 문자 하단에 무료 수신 거부 080 전화번호가 적혀 있죠. 없으면 그건 스팸이니 차단해야 하고요.


저는 어지간하면 광고성 문자 역시 키워드 파악 목적으로 수신하려고 합니다만, 타겟이 너무 빗나갔다 싶은 경우에는 수신 거부를 합니다.


전화를 걸 때는 이런 기대를 합니다. ‘내 발신번호를 자동으로 인식해서 바로 수신 거부를 해주겠지.’


절대 그럴리가 없죠. 크게 2가지 경우를 경험했습니다.


1. 수신을 거부하려면 1번, 전화를 마치려면 2번을 누르세요.

2. 수신 거부할 전화번호 입력하신 후, 우물 정자를 눌러주세요.


이 080 전화번호를 잘못 누르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 같아요. 일단 이 번호를 눌렀으면 무조건 수신 거부를 하고 싶은 사람이고, 최대한 빨리 그 과업을 달성하고 싶을 겁니다.


그런데도 굳이 한 단계를 더 집어 넣은 이유를 추측은 합니다. 개발 단계가 간단해진다는 내부적 이유도 있을 것이고, 고객에게 한 번 더 생각할 기회를 주고 싶은 것일 수도 있겠고요.


오늘 수신 거부 전화를 걸었던 곳은 위 2.항처럼 제 전화번호를 입력하라고 한 뒤, 그 전화번호를 하나하나 다시 읊어주면서 이 번호가 맞냐고 묻고, 그런 다음 “수신 거부 하려면 1번…”으로 넘어가더군요.


사소하게 넘길 수 있는 부분이긴 한데, ‘참 징하다’ 싶었습니다. 다시 보게 되더군요. ‘어느 회사야, 이거.…’ 고객만족을 최우선으로 하겠다는 회사였습니다.


반면, 최근 좋았던 끝 경험은 어느 메일링 서비스의 ‘구독 해지’(unsubscribe) 버튼이었습니다. 버튼을 누르자 마자 새 창이 뜨면서 바로 “구독 해지가 완료되었습니다.” 메시지를 보여주고, 그 아래에 시간이 괜찮다면 구독 해지의 이유를 알려달라는 작은 survey를 넣어놨더군요.


칩 히스, 댄 히스가 쓴 『순간의 힘』에 “사람들은 주로 절정(peak)과 대미(end)에 대한 기억을 오래 가져간다”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고객 경험 설계(customer/user experience design) 차원에서 참고할 만한 이야기 입니다.


언젠가 다시 만나게 될 테니까요. 그래서 ‘끝 경험’은 역시 중요합니다.

받을 돈 못 받으시면 무조건 소송을 해야 하는 줄 알고 계신 분들께, ‘지급명령’이라는 간이절차가 있다고 알려드리는데, 그마저도 직접 하기 어려운 분들이 이용할 만한 서비스가 나왔네요.


머니백 https://moneyback2.me


위 웹사이트에서 채권 및 당사자 관련 정보를 직접 입력하면 서류가 꾸며지는 방식입니다. 비용은 신청서 작성까지는 5만 원, 법원에 제출하고 이후 (간단하긴 하지만) 절차 관리까지 해주는 것은 15만 원.


관련 기사 https://www.lawtimes.co.kr/Legal-News/Legal-News-View?serial=150358


변호사들의 이런 서비스 개발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차용증과 각서를 쉽게 작성하고 전자서명까지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김변호사 차용증’이라는 모바일 앱도 김정철 변호사님께서 개발하고 무료 배포 중입니다.


관련 기사 https://www.lawtimes.co.kr/Legal-News/Legal-News-View?serial=139795



페이스북에 올린 내용이지만, 널리 알려지면 좋을 것 같아서 티스토리 블로그에도 쓴다. 변호사 선배이자 페친인 분께서 (농담을 섞어) "변호사들은 이런 것 싫어한다"라는 댓글을 달았다. 싫든 좋든 이건 시대의 변화이다. 그리고 사실 그 변화를 주도하는 것도 변호사들이다. 큰 흐름을 거스를 수는 없다. 자동화 할 수 있는 건 어서 빨리 자동화 하고, 부가가치를 낼 수 있는 영역에 집중하는 방향이 맞을 것이다. (2019.2.1.)

2019년에 달라지는 티스토리를 읽고 가장 기대가 되었던 것은 에디터 업그레이드 소식이었다. 지금 에디터는 정말 불편하다. 

언제쯤 개선이 될까 궁금해서 글을 다시 한 번 읽어봤더니 봄 꽃이 필 무렵이라고 한다. 그럼 3월? 4월? 

그때까지 당분간 티스토리 블로그 사용은 중단해야겠다.

올해를 마무리 하는 책으로 손색이 없을 것이라 예상한 것은 맞았는데, 슥슥 잘 읽히는 터라 마지막 책이 될 수는 없을 것 같네요.

대학에서 정치학을 연구하고 가르치는 교수이지만 일간지 칼럼니스트로 더 유명세를 떨치게 된 저자의 에세이를 모아서 펴낸 책입니다.

어떤 글을 쓰더라도 특유의 유머를 잃지 않는 점이 좋아요. 황당할 정도로 탁월한 비유법이 중식당 미원처럼 글의 맛을 살립니다:

“더러움을 찾아 떠나는 무심한 로봇청소기처럼 앞으로 나아갈 때다.”(p.148), “우리는 삼중당 문고 목록에 줄을 그어가며 군사정권이 경제개발 하듯 읽어나갔다.”(p.218), “임플란트를 거부하는 코끼리처럼 결연하게 말했다.”(p.341)

눈에 보이는 것들은 다 찾아 읽었다고 생각했는데, 세월호와 박근혜 탄핵 정국에 대한 저자의 에세이/칼럼은 이번 책에서 처음 읽었습니다.

도무지 이해가 어려운 일들에 대하여도 생각하기를 멈추지 말고, 그 생각의 결과물을 글로 옮기는 일에도 게으르지 말자, 고 혼자 다짐을 해봤습니다.

한 편의 글만 꼽으라면, 역시 ‘뱃살이 꾸는 꿈’입니다: 

“아, 뱃살은 평생 긴장해본 적이 없구나, 지배층이로구나, 늘 여유롭구나, 지방층이로구나, 천진난만하구나, 진짜 혁명을 겪지 않았구나, 부드러운 옷 아래 숨어 있었구나, 이데올로기적이구나…”(p.221)

강양구 기자의 리뷰를 읽고, 이국종 교수가 쓴 ⟪골든아워⟫(흐름출판, 2018)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올해 나온 대한민국 최고의 기록 문학 가운데 하나”라는 찬사는 오히려 겸손한 표현 같습니다. 저자의 간결·명료한 문장들은 마치 숙련된 외과의의 정확한 손놀림을 보는 듯합니다.

개인적으로, 이 책을 읽으면서 이국종 교수에 대해 가졌던 “삐딱한 시선”을 거두게 되었습니다. 그 삐딱한 시선이라는 것은 사실 시샘에 가까운 것이었어요.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면서, 언론 인터뷰에, 국회 방문에, 방송 출연에, 이제는 책까지 쓰다니….’ 잠시 그런 의심을 했던 적이 있었거든요. (곰곰이 생각해보니, 이국종 교수는 SNS를 안 하네요.)

‘무슨 다른 의도가 있는 게 아닌가.’ 아닌 게 아니라 분명한 의도가 있었습니다. 우리나라의 중증외상환자 치료 시스템을 본인이 경험한 미국, 영국과 같은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것. 그리하여 ‘예방가능사망률’을 줄이겠다는 것. 그 시스템, 그 구조를 만들기 위해, 버티고 또 버티고, 할 수 있는 건 무엇이라도 하고 있는 것이었어요.

자신을 ‘막장 노동자’에 비유해요. 어두침침한 복도를 지나 수술방으로 들어설 때 거기를 ‘막장’이라 여긴다고 하네요. 자조적인 표현 같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길의 끝이지만 탄의 생산이 이루어지는 곳이기도 하니까요. “막장은 단순한 끝이 아니라 끝이자 시작인 곳이다.” 어떻게든 출구를 열어가며 돌파해내는 자세를 가진 사람들에 대한 존중이 드러난 표현입니다. 제가 보기엔 저자 역시 그런 사람입니다.

처음부터, ‘나 이국종은 무슨 일이 있어도 버틴다.’, ‘대의를 위하여 끝까지 간다.’와 같은 초인적 결의는 아니었던 것 같아요. 외려, “밥벌이의 종결은 늘 타인에 의한 것이어야 하고”, 남이 관두라고 하기 전까지는 “의사로서 최선을 다할 뿐이다.” 정도의 마음가짐 입니다. 물론 그것도 쉽지 않죠. 대단한 거죠. 그래도 인간적인 냄새가 나요. 프로야구, 캐치볼 이야기를 할 때는 특히 더.

책을 읽고 있으면, 시샘은 쑥 들어가고 존경심이 불쑥 솟아납니다. 살아있는 동시대인에게 이런 마음을 품게 되다니, 이래도 되는 것일까 싶네요. 이국종 교수와 그의 팀이 하는 일에 관심을 갖게 되고, 응원하게 됩니다. 리디셀렉트 덕에 무료로 읽고 있는데, 따로 사서 소장해야겠다 싶습니다. 전자책으로 읽는 이유는 집에 책을 줄이고 싶어서였는데, 이렇게 또 책을 사게 되네요.

* 이 글은 이 책에 대한 요약이 아닙니다. 그저 최근 저의 고민점인 ‘개인의 성장과 조직의 성장 그리고 그 둘의 선순환 구조 만들기’를 정면으로 다루고 있는 책을 만난 반가움에 독서 직후의 감상을 가볍게 적어본 것입니다. 이 글을 읽고 이 책을 접하는 분들이 더 많아지면 좋겠습니다.

# 함께 자라기 — 애자일로 가는 길

‘애자일’(agile)은 좁게는 소프트웨어 개발 방법론의 일종을 의미함. 저자는 ‘애자일’을 ‘일의 스타일’, ‘삶을 사는 방식’으로 넓혀서 적용함. 애자일의 핵심 구동원리는 바로 학습(자라기)과 협력(함께)임.

# why - 불확실성

우리의 일에, 삶에 ‘애자일’ 방식이 필요한 이유는 ‘불확실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기 때문임. 애자일은 이러한 불확실성을 전제로 함. 다시 말해, 무언가 확실한 상황에서 굳이 애자일 방식을 고집할 필요는 없음.

애자일이 불확실성을 다루는 방식은 “좀 더 짧은 주기로 더 일찍부터 피드백을 받고, 더 다양한 사람으로부터 더 자주 그리고 더 일찍 피드백을 받는 것”이라 정리할 수 있음.

애자일의 핵심 구동원리인 학습과 협력은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효과적인 대응전략임. 그렇다면, 어떻게 학습하고, 어떻게 협력할 것인가? 이 물음이 이 책의 화두임.

# what & how - 학습

저자는 먼저, 일반 대중이 갖고 있는 ‘전문가’에 대한 환상을 깨는 것에서부터 시작함. 첩첩산중 깊숙한 동굴에 속세와 절연하고 무공을 연마하는 무림 고수와 그를 찾아온 제자가 수련을 하는 모습은 ‘전문가’에 대한 대표적인 환상임.

최근 연구에 의하면, 전문가는 외부와 담을 쌓고 혼자 연마하는 사람이 아님. 오히려 ‘사회적 스킬’이 높고 ‘사회적 자본’이 풍부한 사람임. 대인관계에 능한 사람임. 그래야 구성원 간 협력이 가능하고, 제품을 통해 고객에게 가치를 전달할 수 있음.

언어이론에 의하면, 학습은 ‘자신이 기존에 알고 있고 할 수 있는 것(i) + 1’ 정도의 긴장이 주어질 때 가장 몰입도가 높다고 함. 그보다 난이도가 높은 경우에는 ‘불안감’에 휩싸이고 그보다 난이도가 낮은 경우에는 ‘지루함’에 휩싸인다고 함. 이 적절한 긴장을 찾으려면 스스로 여러 번 실험을 해보고 실패를 해보고 ‘학습’하는 수밖에 없음. (주변에 적절한 피드백을 줄 좋은 코치가 있다면, 이 학습은 당연히 더 잘 될 것임.)

1만 시간의 법칙은 수련의 양적 측면에 관한 이야기임. 그러나, 질적 측면으로 따지자면 이 1만 시간으로 달인이 되려면 ‘의도적 수련’(deliberate practice)가 필요함. 이 의도적 수련이 바로 위에서 설명한 ‘몰입’ 상태에서 행해지는 학습과 가까움. (우리는 태어나서 1만 시간 이상 칫솔질을 했지만, 여전히 칫솔질 전문가라고 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임.)

학습도 ‘혼자’ 보다는 ‘함께’ 할 때 더 잘 되는 경우가 많음. 학습의 목적이 지식의 축적, 시험에서 고득점 획득이 아니고 실제 우리 사회에서 사용될 수 있는, 그런 가치가 있는 ‘제품’, ‘상품’을 만드는 것이기 때문임.

# what & how - 협력

프로젝트 역할 배분에 대한 저자의 설명이 재미있음.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역할 배분은 프로젝트가 끝날 때쯤에야 간신히 명확해진다고 함. 그런데 대개는 프로젝트를 제대로 파악하기도 힘든 첫 회의에서 甲은 A를 하고, 乙은 B를 하고, 丙은 C를 하고…, 하는 식으로 나눈다고 함. 그렇게 나눈 다음 각자 열심히 일을 하고 다시 만나면, 엉뚱한 결과물이 나오는 경우가 많다고 함.

12개의 일을 12명에게 나눌 때, 1명이 1개의 일을 각각 맡는 병렬 방식이 과연 효과적일 것인가. 그리고 그런 조직을 곱하기 시너지를 내는 ‘팀’(team, 서로 얽혀 있는 형태의 조직)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인가. 그건 그냥 더하기 효과를 내는 작업 그룹(work group, 리더를 중심으로 한 중앙집중형 조직)에 가까움.

한 프로그래밍 구루에게 위와 같은 케이스를 물어보았음: “Q. 12개의 일과 12명의 사람이 있다. 너는 어떻게 업무를 나누겠느냐?” 그의 답변은 이랬다고 함: “A. 우선 12개의 일 중 3개의 일을 12명이 협력하여 하도록 한다. 그 과정에서 서로 섞여서 서로에 대해 배우도록 한다.”

‘학습한 것을 공유한다.’ 제대로 ‘공유’하려면 그 밑바탕에 ‘신뢰’가 있어야 함. 다시 말해, 협력의 기본은 ‘신뢰’임. 이 신뢰는 google의 연구에서 다른 말로 표현된 적이 있음. 바로, ‘심리적 안전감’임. 심리적 안전감은 팀원들이 과감히 실험하고 실패할 수 있고 그 과정에서 학습할 수 있도록 하는 밑바탕이기도 함.

실수는 예방하는 것이 아니라 관리하는 것이라는 패러다임 전환. 실수가 생기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에 초점이 맞추어지면 오히려 더 큰 실수가 생기는 역설이 있음. (산불이 나지 않게 하려고 하면 오히려 가소성 물질이 쌓여서 큰 산불이 난다고 함. 그래서 요즘은 작은 산불이 여러 번 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으로 위험을 관리한다고 함.)

실수가 적은 조직이 무조건 좋은 조직이라고 볼 수 없음. 대개 그런 조직은 실수가 없는 것이 아니고 실수가 보고되지 않는 경우가 많음. 실수를 드러낼 수 없는 분위기라는 얘기임. 이런 상황에서 실수가 공유될 리 없음. 개인도 조직도 실패를 통한 학습을 이뤄낼 수 없음.

뛰어난 사람(전문가)가 여럿 모여 있는 팀이 항상 좋은 팀이라고 할 수 없음. 이들을 융화하고 협력하도록 하려면 좋은 코치가 필요함. 오히려 이 코치의 역량이 전문가들을 서로 협력하도록 하고 시너지가 나도록 하는데 매우 결정적인 영향을 주기도 함.

# 함께 자라기

학습과 협력이 가능한 조직은, 그 조직에 속한 개인은 물론 조직 자체로 성장할 수 있음. 일의 방식을 달리 하면 일을 하면서, 업무를 하면서 개인과 조직이 성장함. 이렇게 성장한 개인과 조직은 사회에 가치를 주는 제품을 전달할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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