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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블로거라니/북로그

재독(再讀, 다시 읽기, rereading)의 유용성, “재독은 전신운동이 된다” (오에 겐자부로, ⟪읽는 인간⟫, 2015)

오에 겐자부로의 ⟪읽는 인간⟫을 읽다 앞으로의 독서에 참고할 만한 방법이 소개되어 있어 옮겨보았습니다(p.38~42). 오에 겐자부로는 “재독(再讀, rereading), 즉 읽은 책을 다시 읽는 것은 전신운동이 된다”, 라고 하네요. (전신운동?)

오에 겐자부로 (大江 健三郎)

  • 책 한 권을 처음 읽을 때, 우리는 언어의 라비린스(labyrinth), 즉 미로를 헤매듯 독서하는 경우가 종종 있지요. 하지만 한 번 더 읽을 때는 방향성을 지닌 탐구(quest)가 됩니다. 무언가를 찾아 나서서 그것을 손에 넣고자 하는 행위로 전환되지요. 그것이 rereading, 한 번 더 읽는 까닭입니다.
  • 저는 이렇게 합니다. 한 권의 번역본을 읽습니다. 그리고 그 책에서 정말로 좋다고 생각하는 부분, 혹은 이해가 잘 가지 않는 부분에 각각 빨강과 파랑, 두 종류의 색연필로 선을 긋거나, 약간 긴 구절이라면 선으로 상자를 만드는 것이 제 방법입니다. 선을 그을 연필의 색이 적어도 두 종류는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한 색은 감탄한 부분, 매우 흥미로운 부분에 선을 긋는 긍정적인 행위를 위함입니다. 아울러 외우고 싶은 단어나 문장이 있다면, 특별히 선을 굵게 그어두는 게 좋습니다.
  • 또 하나는, 이 부분은 잘 모르겠다 싶은, 다소 부정적으로 신경이 쓰이는 부분입니다. (…) 그러니 어느 부분이 잘 이해가 안 된다 싶으면 그걸 몇 번이고 다시 생각해보는 게 좋습니다. 그걸 하느냐 하지 않느냐가, 말하자면 진정으로 책을 읽느냐 읽지 않느냐를 가늠하는 중대한 차이가 됩니다.
  • 진정 훌륭한 언어, 훌륭한 표현이다 싶어 기억해두고자 하는 부분은 붉은색으로 칸을 쳐둡니다. 그렇게 책을 다 읽고, 영어 책이라면 '아마존' 같은 데서 금세 구할 수 있을 테니 원서를 사서 우선 감동한 부분을 원문과 대조합니다. 작가가 이걸 쓰면서 이런 생각을 했구나 하는 것을 쉬이 알 수 있어요.
  • 일 년에 한 권이라도 좋아요. 이런 방법으로 그리 많은 책을 읽을 필요는 없습니다. 또 번역된 문장을 외우려 들면 좀처럼 외워지지 않는데(예외도 있습니다만), 원문을 옮겨 적으며 외우면 글쓴이 마음의 변화나 리듬이 그대로 전해지기 때문에 외국어라도 외우기 쉬울 때가 많습니다.
  • 다음은 파란색으로 칠해 둔, 아무래도 머릿속에 잘 들어오지 않는 부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