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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일을 하는지 묻지 마시고, 무슨 마음으로 일하는지 물어주세요, 일하는 마음 (제현주, 2018) 이 책을 읽으며 그은 밑줄: 망설이며 잡다한 탐색을 해오던 시간을 두어 해 보내고 이제 준비가 되었다고 믿게 된 것은 1킬로미터 트랙 정도는 구성할 힘이 생겼기 때문이다. 직장 일을 대체할 단 한 가지, 직장인 대신 이름 붙일 ‘무엇’은 찾지 못했지만, 내일 하루는 어떻게 다르게 살 수 있을지 구체적으로 상상할 수 있게 되었다. 그게 나만의 1킬로미터 트랙인 셈이었다. 그렇게 1킬로미터씩 뛰다 보면 뭐라도 되겠지 하는 막연한 믿음이 생겼다. 예기치 못한 상황이 닥쳐도 잘 대처할 수 있다는 믿음에서 나오는 자유로움. 그것은 나의 존재를 보호할 능력이 내게 있다는 단단한 감각이다. 내가 심각한 차별을 겪지 않았다면, 세상에 그런 차별이 없었기 때문이 아니라 내가 그나마 차별이 적은 환경만을 선택해왔기 때문이..
혼자서 하는 일이 아니니까요, 일 잘하는 사람은 단순하게 합니다 (박소연, 2019) 아래는 읽다가 밑줄을 그은 부분: 기획은, 문제가 되는 비루한 현실과 열망하는 기대desired goal 사이의 간격gap을 줄여주기 위해 많은 사람이 고안해낸 생각 방식the process of thinking입니다. 문제에 휘둘리지 않고 계획에 따라 대처하려는 눈물겨운 노력이죠. 여기서 공통으로 보이는 건 ‘목적goal’입니다. 그냥 목적이 아니라 대상의 변화를 가져올, 열망하는 목적이지요. ‘WHAT(무엇)’을 목적이라고 착각하는 우를 범하면 안 됩니다. 여름휴가가, 캐시미어가, 부모님의 환갑(칠순) 기념 자체가 우리의 열망하는 목적 그 자체는 아니잖아요. 여름휴가를 통해 ‘뾰족하고 날카로워진 일상의 독을 지워내고 오랫동안 간직할 추억과 힘을 충전받아 오는 것’ 등과 같은 것이 진짜 목적desire..
데런 브라운: 푸시 (Derren Brown: Pushed to the Edge, 2018) 리뷰 지인의 추천으로 (Derren Brown: Pushed to the Edge, 2018)를 봤다. 일종의 사회심리학 실험 영상 같은 건데, 편집 덕분인지 스릴러 무비 느낌이 난다. 사회(집단) 속 인간은 누구나 어느 정도는 사회(집단)의 기준과 주변에 어느 정도 자신을 맞춰 가며 살아간다. 적응하고(adapt), 순응(동조)하며(conform) 살아간다. 가볍게는 친구 따라 강남을 가고, 하고 많은 메뉴 중에 짜장면으로 통일을 하고, 너도나도 롱패딩을 입고... 그렇다면, 범죄는 어떨까? 보통의 인간이라면, 아무리 그래도 집단 압력에 굴복해 범죄까지 저지르지는 않을 것 같다(고 일반적으로 생각할 것이다). 하물며 경범죄가 아니라 살인과 같은 중범죄라면? 더더욱 그러 일은 없을 것 같다. 정말로 그럴까? ..
유랑지구 (流浪地球, The Wandering Earth, 2019) 리뷰 오, 재밌네요. 중국에서 만든 SF영화라고 하면 왠지 어설픈 CG가 잔뜩 들어간 현대판 무협영화일 것 같았는데 아니었어요. 제가 갖고 있던 편견이죠. 그게 이번에 깨져셔 좋습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지금껏 제가 봤던 헐리우드 영화가 떠오르긴 했어요. 아마겟돈, 투모로우, 인터스텔라 그리고 매드 맥스: 분노의 도로. 사람은 새 것을 봐도 익숙한 것과 연결하는 경향이 있죠. 어쨌거나 참 잘 버무렸어요. 인류가 어떤 이유로든 황폐화 된 지구를 떠나 새 터전을 찾는다는 이야기는 새로울 것이 없죠. 그런데 이 영화가 제시한 방법은 처음 봤어요. 완전 새로워요. 스케일도 남다릅니다. 2,500년을 가야 하는데 이제 겨우 한 20년 보여줬어요. 7억 달러 수입 중 6.9억 달러를 중국에서 벌어들이긴 했지만(중국 역대..
벳푸 온천 이니셔티브 — 벳푸의 젊은(?) 시장 나가노 야스히로의 도전은 성공할 것인가 렌트를 하지 않은 고로, 벳푸의 한 버스 터미널에 앉아 유후인행 버스를 기다리며 터미널 안에 설치된 디스플레이를 봤다. 소리 없이 자막만 봤다. 일본어가 짧아서 100%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누가 봐도 벳푸시 관관 홍보/안내 영상이었다. 그런데 그 영상의 문법이 조금 달랐다. 고퀄리티 영상에 엉뚱한 유머가 섞여 있었다. 작은 가게들을 소개하는데 직원들이 투닥거리며 싸운다거나 전통의 숙박시설을 소개하면서 직원들이 일렬로 서서 차례로 원형을 그리는 군무를 춘다거나. ‘대체 이게 뭐지?’ 눈을 떼지 못하고 계속 보는데, 첫 번째 사진 속 정중앙에 서 있는 사람이 눈에 들어왔다. 2015년 벳푸시 역대 최연소 시장이 된 나가노 야스히로(長野恭紘)라고 한다. 올해 4월, 벳푸시 최초 무투표 당선으로 두 번째 임기..
그래스 이즈 그리너 (Grass is Greener, 2019) 리뷰 그래스 이즈 그리너 (Grass is Greener, 2019) 한 대 말아서 피우면 시간이 느려지는 ‘어떤 식물’에 관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함부로 이름을 말할 수 없는 ‘이 식물’은 reefer, jive, weed, pot, bud, Mary Jane 등의 다른 이름으로 불린다. 출발은 뉴올리언스 그리고 째즈. '째즈'의 확산과 유색인종에 대한 미국 백인 사회의 두려움, 문화적 불안감, 제노포비아가 ‘이 식물’을 불법화하는 데 일조했다고 한다. 비트 운동과 히피는 ‘이 식물’을 카운터컬쳐의 상징으로 만들었고 널리 확산시켰다. 그리고 뉴욕, 할렘, 힙합. 오늘날에는 합법화의 바람을 타고 황금알을 낳는 신사업으로 각광받고 있다. 이 다큐의 일관된 주장은 한 사회가 어떤 행위를 범죄화하는 데에..
행복은 기쁨의 강도가 아니라 빈도, 행복의 기원 (서은국, 2014) 작고 얇아서 가볍게 들고 다니며 읽을 수 있는 책이다. 간결한 문장에서는 힘이 느껴진다. 여자들이 유머러스한 남자를 좋아하는 이유는 그것이 그 사람의 ‘정신적 여유’를 보여주기 때문이라는 둥 재밌는 얘깃거리도 많다. '행복'을 주제로 하지만, “행복하려면 매사에 감사하라.” 따위의 지침과는 결을 달리하는 책이다. 이 책에 따르면, 인간의 행복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요소는 역시 성격, 그 중에서도 ‘외향성’이라고 한다. 외향성은 사회성, 대인관계와도 관련이 있다. 더 많은 사람을 만날수록 더 많은 행복을 얻는다. 뭐, 그런 이야기이다. 대인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도 만만치 않지만, 어쨌거나 인간은 홀로 되는 것을 두려워 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생각해보면, 우리가 대인관계에서 스트레스를 받는 이유는 대인관..
서평 쓰는 법 - 독서의 완성 (이원석, 2016), 독후감과 서평의 차이, 서평에는 요약과 평가가 있다 믿고 읽는 도서출판 유유의 책. '서평가'인 이원석(저자)는 '서평 쓰는 법'에 관하여 짜임새 있는 구성을 취하고 있다. 먼저, 서평의 본질이 무엇인지 살핀다(1부). 독후감과의 대조를 통해 서평의 정체성을 밝힌다. 독후감은 내면적 감상이고, 서평은 논리적 비평을 통한 외부와의 소통이다. 그래서 서평의 목적은 독자 자신의 자아성찰에서 멈추지 않고, 서평의 대상이 되는 책에 관하여 (잠재)독자에게 영향력을 미치는 일로 확장된다. 다음으로, 서평의 작성법에 관하여 설명한다(2부). 서평을 쓰려면 대상이 되는 책에 대하여 양가적 태도를 가져야 한다. 애정이 있어야 비판도 가능하다. 그 다음, 책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해야 한다. 서평에는 '요약'과 '평가'가 있어야 한다. '요약' 자체가 일종의 해석이다. '..
가자, 어디에도 없었던 방법으로 (테라오 겐, 2019), 발뮤다(BALMUDA) 창업자 테라오 겐(寺尾 玄) 자서전 지난 주말, 발뮤다(BALMUDA) 창업자 테라오 겐의 인터뷰 기사를 읽었다(고교 자퇴 폭주족 소년 '가전계의 애플' 만들다). "죽은 빵도 살린다"는 발뮤다 토스터기에 관한 이야기는 들은 적이 있다. 내 관심사는 아니었다. 그런데 이 '발뮤다'(BALMUDA)라는 회사를 만든 창업자 테라오 겐의 이야기는 달랐다. 나는 인터뷰 기사에 소개된 그의 삶에 매료되었다. 피 끓는 시절 엇나가야 멋지다고 생각했다. 중학생 폭주족. 밤마다 불량배와 어울려 오토바이에 몸을 싣고 어둠 속으로 전력 질주했다. 아들에게 반항기를 물려준 아버지는 부채 의식 갖긴커녕 일탈을 부채질했다. "사내로 태어났으니 나쁜 짓도 해봐야지." 고 2 어느 날, 학교에서 문·이과를 나눌 용도로 장래 희망 설문지를 나눠 줬다. 가진 것이라곤 ..
셀링 선셋 (Selling Sunset) 리뷰 — 호화 저택 구경은 덤, 본격 피말리는 기싸움 리얼리티쇼 (넷플릭스) 셀링 선셋 (Selling Sunset). https://www.netflix.com/title/80223108 넷플릭스에서 새로 시작한 리얼리티쇼. LA, Hollywood 근방 호화 저택 및 부동산을 중개하는 오펜하이머 그룹의 이야기다. 이 그룹의 설립자는 오펜하이머 쌍둥이 형제. 이들이 주인공은 아니다.이 쇼의 주인공은 타고난 미모를 바탕으로 부동산을 팔아치우는 미모의 여성 중개인들이다. 호화 저택 및 부동산 거래를 중개하는 만큼, 커미션(중개수수료)도 크다. 그래서 그들은 많은 돈을 벌어들인다.그래서 볼거리가 풍성하다. 일단, 매물인 부동산이 다 엄청 멋지다. 수영장은 기본, 시내를 내려다보는 전망에 침실도 여러 개, 욕실도 여러 개, 차고도 여러 개. 그리고 이 부동산을 팔러 다니는 중개인들 역..
직접 먹어 본, 남자친구 샌드위치 vs. 아이돌 인기 샌드위치, 승자는? 장안의 화제(?)라는 남자친구 샌드위치와 아이돌 인기 샌드위치를 먹어봤다. 우연히 들른 GS25 편의점에 두 제품이 나란히 진열되어 있어 굳이 두 개를 사서 먹어보았다.두 제품은 공통점이 하나 있다. 맛을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먼저 있었고, 그 수요를 파악한 편의점에서 전광석화와 같은 속도로 제품을 출시한 것이다.먼저, '아이돌 인기 샌드위치'는 SBS 음악방송인 '인기가요' 녹화 때마다 출연 가수 및 제작진 등 관계자에게만 팔던 '인기가요 샌드위치'의 레시피를 그대로 따라 만든 제품이다.이 샌드위치의 맛을 칭찬하던 아이돌이 있었고, 그 맛을 궁금해하던 팬들이 있었다. 그래서 편의점에서 발빠르게 제품으로 만들어 출시한 것이다. 샌드위치 레시피가 특별해봤자 얼마나 특별하겠는가.아무튼 이 샌드위치 출시로 재..
구글 지역 가이드(Google Maps Local Guide)에 푹 빠진 이유 — 게이미피케이션(gamification) 한때 사람들이 경쟁적으로 구글 지역 가이드 레벨을 올리던 때가 있었다. 검색해보니 대략 2017년 쯤이었던 것 같다. 구글 플레이 할인, 구글 드라이브 용량 추가 제공 등 구미가 당길만한 혜택이 제공되었다. 보아하니, 구글에서 대중 참여 방식으로 구글 지도를 개선하기 위해 이 방법을 쓴 모양이다.아무튼 현재로서는 구글 지역 가이드 활동에 대한 큰 혜택이 따로 있지는 않다. 그나마 1년에 한 번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는 구글 본사로 전 세계의 지역 가이드를 초청해서 진행하는 GOOGLE LOCAL GUIDES SUMMIT 행사가 있다. 현재는 LOCAL GUIDES CONNENCT LIVE라는 명칭으로 변경되었다. 올해 행사는 11월로 예정되어 있다.큰 혜택을 제시하지 않고도 사람을 움직일 수 있는 방법이 ..
변호사들이 왜 크리에이터/유튜버에 도전하는 걸까? (Lawyers going to YouTube?) 최근 개인 약국을 운영하는 약사 한 분이 유튜브 채널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간단한 건강 상식과 함께 시판 약품에 관한 설명을 곁들이는 포맷이고, 동영상 약 30개 정도가 업로드 된 지금 구독자는 1,000명을 넘어섰다. 재밌는 건 우연히 이 방송을 보게 된 한 방송작가의 주선으로 아침 시간대 TV 쇼 출연 기회까지 잡았다는 사실이다. 준수한 마스크에 나쁘지 않은 전달력. 이 약사는 자신의 비디오 적합성을 직접 만든 유튜브 채널을 통해 검증 받은 것이다. 유튜브 채널이 셀프 오디션 기능까지 한 것이다. 소위 ‘전문직’이라는 타이틀로 모든 것이 결정되던 시대는 갔다. 영원한 기득권일 것 같던 법조계도 마찬가지다. 사법시험이 폐지되고 로스쿨 시대가 도래하면서 변호사 수가 1년에 1,500명..
더 더트(The Dirt), 몰랐던 LA 메탈의 전설 (넷플릭스 오리지널 Netflix Original) 주말, 습관적으로 넷플릭스 켰다가 또 한 편 보고 말았다. 매일 들어가면 볼 게 별로 없는데, 주 간격으로 들어가면 또 볼 게 눈에 들어온다. 넷플릭스도 주말마다 새 시리즈, 새 에피소드 또는 새 영화를 공개하는 것 같다.이번에 걸려든 작품은 '더 더트(The Dirt)'. 80년대를 풍미한 LA 메탈의 전설, 밴드 '머틀리 크루(Mötley Crüe)'의 전기 영화이다. 동명의 자서전을 원작으로 했으니, 영화 내용은 거의 사실에 가까울 것이다.스포일러 하나 하자면, 현재 이 밴드 멤버는 전원 살아있다. 이게 왜 스포일러인지는 영화를 보면 알 수 있다. 제목을 ‘억세게 운 좋은 녀석들’로 붙였어야 하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저러다 죽지’ 싶은 장면이 많이 나온다.'퀸'을 다룬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
처음부터 잘 쓰는 사람은 없습니다 - SNS부터 에세이까지 재미있고 공감 가는 글쓰기 (이다혜, 2018) '처음부터 잘 쓰는 사람은 없습니다'제목부터 확 끌리잖아요. 서점에서 발견한 책입니다. 펼쳐 들고 한참을 서서 봤네요. 딱 저 같이 일상 속에서 글쓰기를 자주 그리고 재밌게 해보려는 사람을 위한 책이었습니다. 에세이스트가 되고 싶은, 글을 써서 먹고 살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내용도 있었고요. 밑줄 긋고 싶은 부분이 너무 자주 많이 등장해서 살 수 밖에 없었습니다.앞에서도 썼지만, 이 책의 장점은 친절하다는 것입니다. '친절하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일단, 읽기에 걸리는 부분이 하나도 없이 술술 넘어갑니다. 쉬운 일일 것 같지만 그렇지 않죠. 퇴고를 반복한 결과일 것입니다.다음으로, '유머' 입니다. 글쓰기를 업으로 하는 사람이자 글쓰기를 가르치는 사람인 저자는 글쓰기의 어려움과 애환을 유머로 승화하여 표..
블랙 미러(Black Mirror) 시즌4 1화 USS 칼리스터(USS Callister) 리뷰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블랙 미러'(Black Mirror) 시즌 4 1화 'USS 칼리스터'(USS Callister)를 봤다.'USS...?' 맞다. 저 유명한 '스타 트렉'(Star Trek) 시리즈에서 우주선 앞에 붙이는 약어다. 어딘지 엉성한 셋트와 촌스러운 유니폼이 의심스럽지만, 가운데 자리에 거만하게 앉은 사람을 "캡틴!"이라 부르며 우주 탐사 임무를 수행하는 USS 칼리스터는 누가 봐도 스타 트렉의 패러디이다. 그리고 이건 '캡틴' 로버트 데일리가 만든 게임 속 상황이다. * 이하 스포일러 포함 로버트 데일리는 가상 현실 게임을 만드는 회사의 최고기술담당자(CTO). 게임 프로그래밍에는 능하지만, 사람들과 어울리는 능력은 꽝이다. 공동 창업자이자 CEO인 월튼에게도 말 한 마디 제대로 ..